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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국회와 패스트트랙

사개특위 공수처법 ‘마지막 고비’…한국당 참여 열어놓고 발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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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위 위원 18명 중 11명 이상 찬성해야 25일 패스트트랙 처리

사개특위는 바른미래당 오신환·권은희 중 1명만 반대 땐 무산

지정 후 특위 180일 → 법사위 90일 → 본회의 60일 뒤 표결 가능

경향신문

손학규 향한 유승민의 시선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손학규 대표(왼쪽)를 보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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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등을 태운 ‘패스트트랙 열차’가 사실상 본궤도에 올라섰다. 신속처리안건 지정의 열쇠를 쥐고 있던 바른미래당이 23일 의원총회에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당의 전날 합의안을 추인하면서다. 최대 고비로 여겨졌던 바른미래당 의총 통과에 때맞춰 더불어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도 만장일치로 합의안을 추인했다.

패스트트랙의 공은 조만간 열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로 넘어갔다. 한국당의 초강력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회 특위에서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패스트트랙 절차는 일단 시작된다. 다만 크고 작은 암초들이 도사리고 있어 4당 합의안 그대로 선거제 개편안과 공수처법이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 주목되는 사개특위

패스트트랙의 공식 개시 시점은 25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원내대표 합의에서 ‘25일까지’로 못을 박아놓은 상태에서 최종 조율과 법안 조문화 작업에 하루 이틀이 걸리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신속처리안건 지정’은 각 특위에서 맡는다. 정개특위에서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사개특위에서는 공수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관련 법 개정안을 다룬다.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모두 재적위원이 18명으로 패스트트랙 요건인 5분의 3 이상을 충족시키려면 11명 이상이 찬성해야 의결이 가능하다. 정개특위는 민주당 8명, 바른미래당 2명, 평화당 1명, 정의당 1명으로 12명이 찬성하고 있어 무난히 안건 지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은 정개특위 간사 회의에서 “내일(24일) 오전 중 제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겠다”면서 “원내대표 합의에 기초해 25일 이내에 패스트트랙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변수는 사개특위다. 민주당 8명, 바른미래당 2명, 평화당 1명 등 11명이 모두 찬성해야 하지만 바른미래당 의총에서 패스트트랙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진 오신환 의원과 권은희 의원이 위원으로 포함돼 있다. ‘기소권 없는 공수처’를 주장해온 오 의원 등이 소신대로 반대표를 던진다면 안건 지정에는 실패한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다른 의견이 있더라도 조율해 통과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불발 시 김 원내대표는 사·보임을 통해 위원 교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공수처법 등은 약간의 ‘시차’를 두고 패스트트랙이 개시될 수 있다.

■ 올스톱이나 냉각기 후 협상 개시

정개특위·사개특위에서 각각 패스트트랙을 마치면 특위 180일→법제사법위 90일→본회의 60일 등 최장 330일 뒤에는 본회의 표결이 가능하다.

상임위 안건조정제도와 국회의장 재량을 적용하면 240~270일까지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과 장외투쟁 불사를 외치는 한국당이 위원장으로 있는 법사위에 계류돼 있는 동안에는 기간 단축은 어려워 보인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직권상정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직권상정은 맞지 않는 말”이라며 “국회법에 따라 진행하되 최선을 다해 합의를 도출하려는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25일 이후 패스트트랙이 본궤도에 완전히 올라서더라도 8~11개월의 시간이 주어지는 만큼 여야 4당은 한국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노력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앞으로도 여러 고비가 있다. 협상 자체가 이뤄지지 않아 불가피하게 신속처리조항을 토대로 4당이 합의했다”면서 “한국당을 설득해 여야가 원만하게 타협해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러 고비를 거쳐 최종 단계인 본회의 표결까지 이른다면, 현재 4당 연대 구도에서는 ‘과반 출석·과반 찬성’인 의결정족수를 채워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에 큰 어려움은 없다. 다만 총선 득실을 따지는 지역구 의원들 사이에서는 셈법이 달라 당론과 배치되는 표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사 참사’ 논란·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 강행 등으로 야당의 파상공세에 시달리던 여당은 ‘패스트트랙 정국’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켜 놓았다. ‘한국당 패싱’ 구도로 총선까지 연대를 이어갈 수 있는 물꼬도 터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25일 국회에 제출되는 추가경정예산안과 문재인 정부에서 필요한 민생입법에서 한국당의 협조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역풍’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됐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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