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
자유한국당이 23일 여야4당이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합의한 것을 두고 "저지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저지를 위해 국회일정 거부, 장외투쟁 등 전면전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제와 공수처를 패스트트랙에 태우는 순간 국회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며 "이제 국회에서 여러 가지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합의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도는 국민도, 누구도 모르는 선거제도"라며 "결국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인 법안을 매우 비정상적으로 패스트트랙에 태운다는 것은 합의의 시작이 아니라 의회 민주주의에 조종을 울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황교안 당대표가 청와대 앞 천막농성 등 장외투쟁을 시사한 데엔 "비상한 대응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가 검토될 수 있다"며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겠지만, 비정상·비상식적인 상황에 비상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단 여야4당 원내대표 합의문에 따라 25일까지 기다려 보겠다"며 "그 이후로도 상황이 종료되지 않으면 비상한 대응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자당을 제외한 여야4당의 선거제 개편안 및 공수처 설치법안 등 신속처리안건 잠정합의를 규탄하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
황 대표는 당초 이날 예정된 대구일정을 전격 취소하고 의총에 참석해 "(패스트트랙을)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경우 국회가 다당제로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두고 "심판을 회피하기 위해 (여당이) 이런 악법으로 총선결과까지 조작하려 한다"며 "우리당과 1대1 승부로 도저히 승산이 없으니까 (민주당) 2중대, 3중대, 4중대를 만들어서 들러리 세워 친문연대를 만들겠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이 국회를 지배하면 우리가 막으려하는 반기업·규제법안을 막을 수 없다"며 "원자력발전소 폐기법안까지 우리 경제를 망치는 이념법안들이 일사천리로 통과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게다가 공수처법까지 통과된다면 반국가적 독재를 막는 건 불가능해진다"며 "지금 야당만 괴롭힐 것이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5년전, 10년전 과거 사건들 죄다 끄집어내서 수사를 시작하려고 하는 무모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수처까지 생긴다면 독재공화국이 되지 않겠냐"며 "지금부터 우리의 싸움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경제와 국민의 민생을 지키는 험난한 투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준영, 박종진, 김민우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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