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의원들은 선거제 개편안과 공수처 설치법 등의 패스트트랙 여야4당 합의 사항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쳤다. 2019.4.23/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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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이 23일 당별로 의원총회를 열어 전날 원내대표들이 합의한 선거제 개혁안·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검경수사권 조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처리 추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법이 패스트트랙에 태워지는 순간 의회민주주의의 시한부 270일이 시작된다. 민주주의 붕괴 270일이 카운트다운된다”며 강력 반발했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은 270일 이후부터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정말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모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어렵사리 정착시킨 의회민주주의 질서가 붕괴되고 의회민주주의의 사망선고”라며 “민주공화정을 지탱하는 삼권분립이 해체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의 패스트랙 합의 배후에 문재인 대통령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한권력 대통령, 지리멸렬한 국회의 최종배후는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어제 조국 민정수석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은 여야 4당 합의하기 직전이 아니라 21시간 전에 작성한 것으로 나왔다. 청와대가 막후조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한마디로 문 대통령, 청와대가 기획하고 여당이 실천하는 의회 민주주의 파괴”라며 “좌파 연합 세력이 내년 총선에서 절대 과반 의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속셈이다. 우리가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날을 세웠다.
나 원내대표는 연동률 50%를 적용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안과 관련해 “정치개혁특위는 6월까지가 시한인데 왜 논의하지 않고 패스트트랙에 태우나”라며 “이유는 딱 하나. 한마디로 좌파연합세력이 내년 선거에서 절대 과반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이는 국민주권에 반하고, 국민주권이 침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의총에는 소속 의원 93명이 참석했다. 의원들은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적극 호응하며 패스트트랙 저지를 결의했다. 참석 의원들은 모두 ‘선거법 공수처법날치기 좌파장기집권 음모 강력규탄’이라고 쓴 피켓을 소지했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저지를 위해 국회 일정 거부, 장외투쟁 등 전면전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은 이날 오전 10시에 일제히 시작된 의총에서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을 논의했다.
일단 민주당은 의총에서 패스트트랙 합의안을 추인했다.
평화당과 정의당은 당내 큰 이견이 없어 추인이 유력하다는 평이다. 다만,바른미래당은 공수처법의 '제한적 기소권'과 패스트트랙 자체에 대한 내부의 반대가 있어 최종적으로 추인이 이뤄질 지는 불투명하다.
연동률 50%를 적용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안과 '제한적 기소권'을 부여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함께 패스트트랙에 올린다는 것이 합의안의 핵심이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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