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이 23일 국회 본청에서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할지 정하는 의원총회를 열고 있다. 대표적인 패스트트랙 반대파인 바른정당 출신 이혜훈·지상욱·유승민(첫줄 맨 왼쪽 끝부터) 의원은 다른 의원들과 자리를 한 칸 떼고 앉았다. /사진=백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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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기반으로 하는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할지 여부를 당론 결정하려던 23일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의총)가 설전으로 시작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 본청에서 당 소속 의원 29명 중 23명이 참석한 가운데 의총을 열었다.
여야 4당(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의 선거제·공수처 합의안에 반대하는 일명 '패스트트랙 반대파'가 지도부를 압박하면서 설전이 시작됐다. 이들은 지도부가 회의를 언론에 비공개로 하자는 것을 들어 "비민주적이다"고 반발했다.
개의 직후 국민의례가 끝나자마자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오늘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바른정당계 의원인 지상욱 의원이 지도부를 향해 "왜 매번 회의를 비공개로 해야 하느냐, 의원들 의견을 물어 결정하는 절차를 밟아달라"고 소리쳤다.
지 의원은 "역사적인 제도와 법안을 통과시킨다고 모인 의총"이라며 "굉장히 비민주적이라고 생각하는데 당헌에는 의총 공개로 돼 있고 의원들이 요구하면 절차를 통해 비공개로 할지 결정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지 의원은 "의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것에 대해 밀실에 가둬놓고 필요하면 언론을 부르고 불필요하면 나가라고 하느냐"고도 말했다.
김 원내대표와 손학규 대표 등은 굳은 표정으로 지 의원의 항의를 지켜봤다. 김 원내대표가 나서서 "공개로 할지 비공개로 할지 표결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며 "지 의원이 양해해주시고 충분히 의원간 토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 관행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 의원이 "과반수로 표결을 유도하려고 하느냐"고 반발했다. 지 의원을 비롯한 패스트트랙 반대파들은 그동안 당헌·당규에 따라 '의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표결에 부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김 원내대표는 이에 비해 '의총 참석자 과반 이상'을 안건 표결을 위한 의결 정족수로 제시해 왔다. 김 원내대표는 지 의원의 반발에 "다음에 말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지 의원은 "의원들이 합의해 원내대표에게 공수처안을 일임한 것"이라며 "당론을 가지고 나가서 지키지 못하고 민주당 안을 받았는데 민주당 의총에서도 아직 안 됐는데 우리 당에서 과반 표결을 추진하겠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지 의원은 김 원내대표를 향해 "당당하려면 국회의원직을 내놓고 공수처법안을 만들라"고도 쏘아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발언권을 얻고 말하라"고 맞받았다.
지 의원은 의총장에 입장하기 전 기자들을 만나서도 "저는 오늘로서 김 원내대표를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원내대표 신임부터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반대파' 중 하나인 유의동 원내수석부대표도 거들었다. 유 수석부대표는 "당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이다"며 "입장을 공개로 해놓고 해야지 이게 무슨 민주주의냐"고 말했다.
현재 바른미래당 안에서는 유승민, 이혜훈, 유의동, 정병국, 하태경, 지상욱 의원 등 바른정당계 의원과 국민의당 출신 이언주·김중로 의원 등 총 8명이 선거제도 패스트트랙 지정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김중로 의원은 당초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개의 1시간 후 뒤늦게 출석했다. 당원권 정지로 의결권을 박탈당한 이언주 의원은 이날 의총에 불참했다.
박주선 전 부의장과 바른미래당 활동에 원래 불참해 온 비례대표 의원들(박선숙·박주현·장정숙·이상돈)도 의총에 불참했다.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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