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일각 “내년 총선 생존수단”
-3당 몸값 키우기…지도력 회복도 염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박주선 의원, 김동철 의원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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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바른미래당 인사 상당수가 선거제도 개편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찬성하는 배경에는 ‘생존 문제’가 상당 부분 차지하는 분위기다.
손학규 대표, 김관영 원내대표와 국민의당계가 주축인 찬성파는 연동형 비례제가 골자인 개편안이 통과될 시 사표(死票) 감소, 양대정당 구조 타파 등 장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연동형 비례제는 정당 득표율에 맞춰 의석 수를 나눠주는 방식이다. 실제로 승자독식의 현행 법을 손 본다는 점에서 정당 다양화를 끌어낼 수 있다.
정치권에선 이들이 이 목적만 갖고 패스트트랙에 나섰다곤 보지 않는 모습이다. 바른미래 상당수가 선거제도 개편안을 내년 총선 때의 보루로 여긴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지율이 수개월째 4~6%인 가운데 당 생존 여부가 걸려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바른미래의 현 지지율로는 누구의 당선도 확신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바른미래 자체가 소멸할 것이란 말도 공공연히 돌고 있다. 하지만 선거제도 개편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일정 수준의 비례 의석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의석 수는 29석이다. 권역별로 1~2석 이상만 배정된다해도 중진 등 핵심 인사들은 한결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탈당과 합당 등 ‘당 흔들기’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제3당의 몸값도 논의 과정 중 키울 수 있다.
본회의 때 표결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찬성, 자유한국당이 반대로 갈라서면 결국 ‘키’는 바른미래가 잡는다. 향후 양당과의 각종 협상 과정에서 이를 무기로 삼겠다는 계산이다.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 등이 패스트트랙 추진을 당장 급한 불을 끌 수단으로 본다는 목소리도 높다. 바른미래 지도부는 4ㆍ3 보궐 선거에서 참패한 후 곳곳에서 총사퇴를 요구받고 있다. 득표율이 3.57%밖에 되지 않는 데 대한 책임론이다. 이미 몇몇 최고위원의 ‘보이콧’ 등 내홍은 극을 찍은 상황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 지도부 유지를 주장하는 인사 측은 의원총회에서 절대 다수의 찬성을 얻어 이를 불식시키겠다는 구상도 살펴보고 있다. 선거제도 개편은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공약이다. 손 대표는 공론화를 위해 단식에 나섰고, 김 원내대표는 추진에 직을 걸겠다고 했다. 찬성을 곧 지도부 재신임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른미래 관계자는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에게 물러서지 않을 명분도 새로 생기는 셈”이라며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는 반대세력의 입지만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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