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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이석철·이승현 “김창환 회장 폭행 방조…진실 말하길”(종합) [MK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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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폭행사건과 관련해 이석철, 이승현 형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두 사람은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김창환 회장이 문영일 프로듀서의 폭행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거짓말을 그만하고 진실을 말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형사 16단독(부장판사 김용찬)의 심리로 아동복지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주식회사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이하 미디어라인)에 대한 제2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이석철, 이승현 형제가 증인으로 참석했으며,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이정현 대표와 김창환 회장이 출석했다.

구속 기소된 문영일 프로듀서는 특수폭행 및 상습폭행 혐의로 구속돼 있으며, 총 39회에 걸친 폭행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환 회장은 아동학대 및 아동학대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있으며, 미디어라인은 아동복지법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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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스트라이트 폭행 사건 2차 공판이 진행됐다. 사진=천정환 기자, 김영구 기자


이석철, 이승현 측의 요청에 따라 비대면 증인심문이 진행됐다. 피고인 김창환 회장과 미디어라인 이정현 대표는 법정에 마련된 가림막 뒤에 자리하자 이승현이 증인석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승현은 2017년 6월 13일 학교에서 축구를 했다는 이유로 문영일 프로듀서에게 감금 폭행을 당했다. 그러나 이승현은 “학교에서 축구를 한 사실이 없다. 축구를 하지 않았는데 문영일 프로듀서가 소문만 듣고 전화해 ‘축구하냐? 너 오늘 죽는 날이다’라고 협박했다”면서 “무서워서 학교가 끝나고 방배동에서 삼성역 근처까지 무작정 뛰어 도망갔다. 그러다 오후 9시에 예정된 V라이브 스케줄이 생각나서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V라이브하기 무서워서 집 베란다에 숨어있는데 부모님이 집에 왔다. 아버지가 ‘(문영일 프로듀서가) 그러실 분이 아니다’라며 회사에 데려다줬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피고인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P 변호사는 반대심문에서 “문영일 프로듀서에게 축구를 안했다고 흥분하지 않고 조리 있게 말 했나?”, “같은 학교에 다니던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김준욱과 정사강이 사진을 찍어 문영일 프로듀서에게 고자질했는데 어떻게 대처했나?”라고 물었다. 이승현은 “체육복을 입고 있었을 뿐 축구를 안했다고 말했는데도 문영일 프로듀서가 ‘너 오늘 죽는 날이야’라고 했다. 정말 문영일 프로듀서가 나를 죽일까봐 무서워서 도망갔다. 누가 어떻게 해서 축구 이야기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승현은 감금 폭행과 관련해 “회사에 도착했는데 5층으로 올라가라고 했다. 뒤따라 문영일 프로듀서가 올라왔다. 검정색 몽둥이를 들고 목도 조르고 폭행했다. 김창환 회장이 계단으로 올라와 5층 스튜디오까지 왔다. 머리채가 잡혀있는 상황에서 살려달라고 했는데 문영일 프로듀서에게 ‘살살해라’는 말만 하고 다시 내려갔다. 이후에도 구타가 계속 됐다”라며 울먹였다.

이날 발생한 폭행 당시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였던 이사강 또한 머리를 맞아 피를 흘리는 부상을 당했다. 이승현은 “문영일 프로듀서가 ‘너 엄살부리는 게 칸영화제 감이다’라고 하자 이은성이 피식 웃었다. 그러자 ‘왜 웃냐’라며 은성이 머리를 때려 피가 났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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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스트라이트 폭행 사건 2차 공판이 진행됐다. 사진=천정환 기자


뿐만 아니라 “문영일 프로듀서가 ‘네 팔을 부러뜨려줄까? 아니면 네 베이스 기타를 망가뜨려줄까?’라고 했다. 내 베이스는 희귀템이라서 팔은 부러져도 나을 수 있다는 생각에 팔을 선택했다. 그러자 내 발을 밟았다”라며 오열했다.

다음 순서로 증인 심문에 임한 이석철은 신체적, 정서적으로 학대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이승현의 감금 폭행이 발생한 2017년 6월 13일 당시 5층 스튜디오에서 맞아서 쓰러져있는 동생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일 예정된 V라이브 방송에 출연하지 말라는 이정현 대표의 뜻에 따라 홀로 3층 연습실에 있었다고 밝혔으며, 이승현의 비명소리를 듣고도 그 동안의 학대와 폭행에 대한 기억이 떠올라 겁이 나서 5층으로 가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또한 김창환 회장이 평소 이뤄진 문영일 프로듀서의 폭행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유에 대해 “평소 ‘대가리를 빵구내서라도 해라’라는 말을 했다. ‘위플레시’ 영화를 보고 나서는 기타 케이블로 내 목을 조이며 연습한 적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김창환 회장의 말이 곧 법이라며 거역하면 문영일 프로듀서일지라도 뒷감당을 해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피고인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P 변호사는 이석철, 이승현 형제 아버지의 진술을 근거로 반대심문에 나섰다. 폭행을 당한 당사자인 이승현은 집으로 돌아온 후 자신의 상처를 발견한 어머니가 옷을 벗겨 상태를 확인하고 곧바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으며 머리와 팔, 정강이, 엉덩이에 상처가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피고인 측 변호사는 “아버지는 다음날인 14일 오전 6시에 촬영했다고 진술했다”면서 “형제가 집으로 돌아온 이후 이승현이 아버지에게 혼난 사실이 없나?”라고 물었다. 이석철과 이승현은 이를 부인했다.

또한 이승현이 평소 화를 조절하지 못하고 갖고 싶은 물건이 생기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 아니냐고 질문했으며, 아버지로부터 골프채와 벨트로 맞은 사실이 있냐고 물었다. 이석철, 이승현 형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특히 이석철은 “내 동생은 타당한걸 타당하다고 하는 성격이지 억지 부리지 않는다. 아버지는 골프를 안치고 집에 골프채도 없다. 골프채로 맞은 사실이 없다. 누가 헛소리 했는지 모르지만 단 한번도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끝으로 이승현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이런 사건이 더 이상 없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속상하지만 나처럼 당하는 아이돌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고 속상하다. 김창환 회장님은 거짓말 좀 그만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석철 역시 “음악 하는 사람이 많을텐데 좋은 이성과 마인드로 희망을 전하는 사람 아니겠나.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복귀할지는 모르지만 다시는 안 아팠으면 좋겠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한편 이석철, 이승현 형제 부모와 더 이스트라이트 전 멤버 김준욱, 문영일 프로듀서 등의 증인심문은 오는 5월 7일과 6월 7일에 나눠서 진행된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신연경 기자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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