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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무명' 정대억.김민수.케빈 전, 생애 첫승 기회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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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3R 공동 선두

파이낸셜뉴스

19일 경기도 포천시 대유 몽베르CC 브렝땅-에떼코스에서 열린 2019 시즌 KPGA 코리안투어 개막전 제15회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2라운드에서 나란히 생애 첫승에 도전하는 공동 선두그룹(왼쪽부터 김민수, 케빈 전, 정대억). /사진=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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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경기도)=정대균골프전문기자】'무명'의 거센 돌풍은 대회 이틀째에도 이어졌다.

19일 경기도 포천시 대유 몽베르CC 브렝땅-에떼코스(파72·7160야드)에서 열린 2019 시즌 KPGA 코리안투어 개막전 제15회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총상금 5억원)이다. 전날 1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올랐던 정대억(30)은 이날도 2타를 줄여 공동 선두(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에 자리하며 생애 첫 승 기회를 잡았다. 여기에 역시 생애 첫승 도전에 나선 뉴질랜드 동포 케빈 전(34·한국명 전용찬)과 '스크린 골프 황제' 김민수(29·볼빅)도 각각 5타와 6타를 줄여 공동 선두에 합류했다.

이들 셋은 생애 첫 승 도전이라는 공통점 외에도 지난해 퀄리파잉토너먼트(QT)를 거쳐 올 시즌에 합류했다는 점에서 '닮은꼴'이다. 정대억은 QT 14위, 2007년에 KPGA코리안투어 데뷔한 케빈 전은 QT 공동 37위, 그리고 투어 7년차인 김민수는 공동 33위로 올 시즌 투어 카드를 손에 넣었다.

그중 케빈 전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투어 활동을 접기도 했다. 2012년 말에 아시안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골프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리고 용인대학교 스포츠생리학 전공의 석사와 박사 과정을 밟았다. 작년 2월에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작년부터 투어 활동을 재개한 케빈 전은 6년만의 투어 복귀여서인지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는 "일단 경기 감각이 떨어지다 보니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욕심도 조금 냈던 것 같다 (웃음)"면서 "스포츠생리학을 공부하면서 배웠던 점을 골프에 응용해보려고 했다. 이론 상으로는 잘 될 것 같았는데 실제로 그러지 못했다. 확실히 선수에게는‘감’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 KPGA챔피언스투어서 활동중인 부친 전만동(60)씨가 캐디백을 매고 있는 케빈 전은 "10년전에도 아버지가 백을 맸는데 그 때는 고집도 세고 내 주장만 밀고 나갔었다. 아버지와 함께 라운드를 해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게 된 것 같다"면서 "남은 이틀간 매홀 최선을 다하겠다. 큰 욕심 내지 않고 안전하고 차분히 플레이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민수도 군 복무 기간(2015, 2016시즌)에 투어를 떠나 있었다. 2017과 2018시즌에 복귀했으나 성적은 변변치 않아 QT에 응시했다. 그는 부진 이유에 대해 "2년간 투어를 떠나 있어서인지 복귀해서 실전감각을 되찾는데 애를 먹었다"면서 "하지만 1라운드 때부터 어느 정도 잃어버렸던 경기 감각을 되찾았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골프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전지훈련(중국 하이난)도 다녀온 것도 개막전 성적으로 나타났다. 그는 "전지훈련서 정말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장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민수는 "남자라면 ‘장타’에 대한 욕심은 당연하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 욕심을 버려야 할 것 같다"면서 "공을 멀리 치면 부상은 아니지만 허리와 어깨 쪽 근육에 종종 불편함을 느낀다. 거리보다는 정교함을 무기로 삼고 싶다"고 달라진 점을 밝혔다.

2012년부터 스크린 골프 대회에 출전한 김민수는 군 입대전인 8승을 거둬 '스크린골프 황제'라는 닉네임을 얻고 있다. 그는 "사실 20일에도 스크린 골프 대회가 있다. 남.녀 혼성 대회이고 예선전을 1위로 통과했는데 오늘 성적이 좋아 못 나갈 것 같다"며 웃었다.

이틀 연속 선두자리를 지켜 생애 첫승을 와이어투와이어로 장식할 기회를 잡은 정대억은 "경기 초반 그린 거리감 확보가 정확치 않아 고전했다"면서 "그동안에는 이런 상황이면 심리적으로도 흔들려 남은 홀에서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오늘은 그러지 않았다. 멘탈이 확실히 좋아진 것 같다"고 라운드를 평가했다.

투어 데뷔 이후 1라운드에 선두가 처음이어서 주변 지인, 친구들한테 많은 축하 메시지와 전화를 받았다는 그는 자신이 달라진 점을 '성적'에서 '좋아하는 골프를 즐겁게 치자'로 마음을 고쳐 먹은 것을 꼽았다. 생애 첫승 도전이지만 챔피언조 경기가 처음이 아니라는 정대억은 "전에는 뛰어난 선수들의기에 눌렸지만 한 번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러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결연?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마지막으로 "올 시즌 목표가 첫 승이었는데 생각보다 기회를 빨리 잡은 것 같다. 이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며 "내 자신을 믿는다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컨디션 관리에도 보다 신경 쓸 것이다"는 말을 남기고 종종 걸음으로 퍼팅 연습 그린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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