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the300]3시간 넘는 마라톤회의, 끝내 접점 좁히지 못해
바른미래당이 18일 3시간이 넘는 마라톤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검경수사권 조정 등을 묶은 패스트트랙안(신속처리 안건) 표결이 무산됐다. 이번 무산으로 여야4당이 합의한 선거제 단일안 처리가 사실상 물건너간 게 아니냔 우려가 제기된다.
이날 표결무산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이 결정타였다. 홍 원내대표는 오전 10시경 여당이 공수처의 기소권을 분리해 특수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한 안을 바른미래당에 제안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적 없다. 제안도 안했는데 무엇을 제안했나"고 답했다. 이같은 내용을 의총 중에 전달받은 바른미래당 의원들들이 강하게 항의하며 이날 표결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사진 왼쪽), 유승민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의원총회는 선거법·공수처 패스트트랙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유승민 등 옛 바른정당계 출신 의원들의 반대로 인해 난항이 예상된다./사진=이동훈 기자 |
바른미래당이 18일 3시간이 넘는 마라톤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검경수사권 조정 등을 묶은 패스트트랙안(신속처리 안건) 표결이 무산됐다. 이번 무산으로 여야4당이 합의한 선거제 단일안 처리가 사실상 물건너간 게 아니냔 우려가 제기된다.
이날 표결무산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이 결정타였다. 홍 원내대표는 오전 10시경 여당이 공수처의 기소권을 분리해 특수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한 안을 바른미래당에 제안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적 없다. 제안도 안했는데 무엇을 제안했나"고 답했다. 이같은 내용을 의총 중에 전달받은 바른미래당 의원들들이 강하게 항의하며 이날 표결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민주당과 잠정합의된 내용은 검사·판사·경무관급 이상 경찰, 이 세 분야에 대한 기소권만 공수처에 남겨두고 나머지는 그대로 분리한단 원칙에 잠정합의했다"며 "근데 홍영표 원내대표가 이 안에 대해 부인하는 발언을 해 최종합의된 내용 자체가 상대방에서 번복하는 문제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내에 패스트트랙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는 분들이 문제제기 하셨다"며 "이 문제에 관해서 더이상 오늘 합의된 안을 전제로 논의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조만간 민주당과 공수처안에 대해 최종적 합의안을 문서로 작성하겠다"며 "작성된 합의문을 기초로 다시 의원님들의 총의를 모으는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패스트트랙안에 대한 표결절차도 이날 의총에서 논의됐지만 평행선을 달렸다. 김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안을 (당론표결에) 넣어야할지 말아야할지 정하는 것 자체에 의원들 의견이 다르다"며 "적절한 방법을 통해 해석과 지침으로 해결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내에서 강하게 목소리 내는 분들이 있지만 의총은 엄연히 저희 당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개별 의원들을 독립적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 |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선거제 패스트트랙 논의 등 당의 운명을 가를 바른미래당 의원총회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
◇의총시작부터 기싸움…이언주 '입장제지'=이날 의총은 시작부터 바른정당계 의원들과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의원들간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김관영 원내대표가 개의선언을 한 직후 비공개를 선언하자 하태경 의원이 손을 들며 "공개발언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손학규 대표가 "비공개로 하자"고 제안하자 하 의원은 "아니 끊지 말고요. 할 말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뒤늦게 의총현장에 나타난 이찬열 의원은 "아니 공개로 하라니까요! 맨날 비공개에요"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원래 처음부터 비공개였다. 언론인들이 전체의원들이 있는 사진을 찍고 싶다고 했다"며 "의원들이 충분히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결국 의총은 개의 5분만에 비공개로 전환됐다.
20여분 뒤 지난 5일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의총장에 들어서려 하자 당직자들과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남성 1명과 여성1명 당직자들이 이 의원의 의총장 입장을 막으면서다.
이언주 의원은 당직자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비켜요!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며 강제로 의총장 문을 열려고 시도했다. 그때 마침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도 현장에 모습을 보였다.
이혜훈 의원이 의총장에 들어서기 위해 문이 열린 순간 이언주 의원도 그 틈을 비집고 동시에 들어가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 |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오신환 의원과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
◇'정의당 규탄' 유승민, '내가 만든 당' 이언주=이날 의총은 패스트트랙 의결만큼이나 당내 불거진 내홍 수습책에 관심이 쏠렸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지도부사퇴 등과 관련된 문제와 당의 국민적 지지회복 방안에 대해서 등 많은 토론이 있었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 4·3 보궐선거 이후 이준석·하태경 등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등을 중심으로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며 최고위회의 보이콧을 해왔다. 이에 손학규 대표도 당대표 몫의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과 혁신위원회 카드 등을 검토하는 등 강대강 대결이 이어졌다.
게다가 손 대표가 제시한 '제3지대론'에 따른 호남신당 창당 소문도 커지며 의총현장에선 고성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의총 중간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당은 중도개혁 보수정당으로 살아남을 생각을 하고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생각을 해야된다"며 "지역당이 되겠다는 차원에서 민주평화당과 합쳐서 호남에서 뭘 하겠다는 걸론 당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이언주 의원도 "사실상 제가 (바른미래당) 창당을 주도했다"며 "(패스트트랙을 통해) 비례대표 몇석 늘어나니까 이렇게라도 살아남자는 건 용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결과적으로 (당이) 지리멸렬한 상태가 됐고 계속해 여당의 눈치를 보는 2중대로 전락했다"며 "(처음) 생각한 건 제대로된 중도보수 야당을 만들어 한국당의 안타까운 부분을 우리가 경쟁하고 보완하는 역할을 해 야당을 바로 세우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패스트트랙과 관련해 정의당에 쓴소리를 뱉기도 했다. 유 의원은 "정의당은 다수의 횡포를 비판하고 숫자의 힘으로 밀어붙이면 안된다며 소수의견을 중요하다고 해왔다"며 "근데 그 당이 다수의 횡포로 (패스트트랙을) 밀어붙이자고 하는 게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건 정의당의 당리당략에 따라 밀어붙인다고 생각해 바른미래당이 거기에 놀아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