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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네! 괜찮습니다!" 씩씩했던 나종덕의 안방 책임감 [오!쎈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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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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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조형래 기자] “네! 괜찮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포수 나종덕은 지난 17일 사직 KIA전, 아찔한 경험을 했다. 8회초 교체 투입된 나종덕은 9회말 2사 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하지만 공을 맞은 부위가 문제였다. KIA 고영창의 몸쪽 공에 배트가 나가다 오른 손목을 강하게 맞았다. 나종덕은 그대로 쓰러졌고 고통에 호소했다. 이미 민병헌과 채태인이 비슷하게 사구로 부상을 당한 바 있는 롯데 입장에서는 다시 한 번 아찔한 상황을 상상해야 했다.

더군다나 이날 김준태가 선발 출장하고 나종덕이 교체 투입되면서 엔트리의 포수 자원을 모두 소진한 롯데 입장에서는 나종덕마저 빠진다면 일반 야수를 포수로 전환시켜야 했다. 벤치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하지만 모두가 큰 부상으로 예상했던 순간, 나종덕은 고통을 참으며 일어섰다. 표정은 일그러졌지만 그대로 1루 쪽으로 걸어나갔다. 이어진 10회초에도 나종덕은 다시 포수 마스크를 썼다. 공을 받은 뒤 투수에게 공을 되돌려줄 때마다 손목에 통증이 남아있는 듯 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홈플레이트 뒤에 앉았다. 이후 통증 완화를 위한 손목의 테이핑도 스스로 풀었다. 경기력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요소를 스스로 제거했다. 통증을 감내하고 투혼을 펼쳐보였다.

결국 나종덕이 별 다른 이상 없이 10회초 수비를 끝냈고, 이어진 10회말 손아섭의 끝내기 투런포로 6연패 뒤 값진 2연승을 만들어냈다.

올해로 입단 3년 차를 맞이한 나종덕의 투혼은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자칫 포수 부재라는 최악의 상황을 면하게 만들었다. 그만큼 책임감을 갖고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굳은 결의가 있었기에 통증도 참아내고 경기를 나설 수 있었다. 경기 후 나종덕은 오른 손목에 아이싱을 한 채 덕아웃을 빠져나가며 “괜찮습니다!”라고 씩씩하게 대답했다.

지난 시즌, 경험이 일천했던 상황 속에 어쩔 수 없이 주전 포수로 나서야 했던 나종덕이다.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으면서 마음 고생도 심하게 앓았다. 하지만 그 경험들을 통해서 성숙해졌고, 올해는 김준태와 당당하게 주전 경쟁을 펼치는 포수로 성장했다. 타석에서의 끈질긴 면모, 그리고 홈플레이트 뒤에서의 프레이밍 능력 등을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보완하면서 더 나은 포수로 거듭나고 있다.

이제 막 입단 3년 차의 포수. 하지만 지난 시절들이 그를 더욱 단련시켰고, 그에게도 책임감이라는 단어를 논할 수 있을 만큼 한 뼘 더 자라 있었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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