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영장신청 가능성 열고 수사”
경찰이 국제 범죄조직의 자금이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의혹과 관련 중국 등 5개 국가에 대한 수사 협조를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요청했지만 4주 가까이 회신을 받지 못하고 있다. ‘버닝썬 수사’와 관련해 국제 수사 공조를 통한 자금 흐름 수사는 사실상 힘든 상황이 됐다. 경찰은 2017년 승리의 필리핀 생일 파티 당시 유흥업소 여성들과 파티 참가자들 사이에 성관계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15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26일 버닝썬에 삼합회 등 중국 범죄조직의 자금이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중국 대만, 홍콩, 일본, 싱가포르 등 5개국 인터폴에 폭력조직 관련 자료 제공을 요청했다.
경찰이 인터폴에 자료 협조를 요청한 것은 큰손 투자자로 알려진 대만 국적 여성 ‘린사모’ 주변 행적을 파악키 위해서다. 린 사모는 버닝썬 설립 자금 24억여여원 가운데 10억원을 버닝썬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닝썬 지분 기준으로는 20%를 린사모가 보유하고 있다. 린사모는 승리와 함께 찍은 사진이 여러장 확인됐고, 지난 2017년 승리의 생일 파티가 열린 필리핀 팔라완 리조트에도 린사모가 참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이 주목하는 것은 린사모의 자금이다. 린사모는 한국에 수백억원대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자금 출처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해외자금이 한국으로 들어오려면 경로 확인이 돼야 하는데 이 부분이 미궁이다. 일각에선 가상화폐 자금이 버닝썬을 통해 세탁돼 국내로 들어왔다는 설과 버닝썬 직원들의 대포 통장을 통해 중화권 자금이 국내로 반입됐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 경찰로선 삼합회 자금의 국내 반입 경로 등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이다.
하지만 경찰은 15일 오전 현재까지도 중국 등으로부터 수사 협조 요청에 대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인터폴에 공조요청과 함께 관련 자료를 요청했지만, 제공된 자료가 정황 뿐이라 협조를 받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지난 2017년 12월 필리핀 팔라완에서 열린 승리(29ㆍ본명 이승현)의 승리의 생일파티 때 초대된 유흥업소 여성들과 남성들 사이에 성관계가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다만 여종업원들은 경찰에 출석, 대가 없는 자발적 성관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승리의 생일파티에는 외국인 투자자를 비롯한 승리의 지인 뿐만 아니라 유흥업소 여종업원 8명이 초대됐다. 경찰은 유흥업소 여종업원이 파티에 초대된 사실 자체를 성매매 알선 정황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들에게 대상을 특정해 성접대를 하라는 지시가 없었다고 해도 승리가 유흥업소 여성들의 비용을 부담하고 이들을 초대한 것 자체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성접대가 이뤄지도록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서였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승리의 측근이 여 종업원들이 소속된 유흥업체 계좌로 돈을 보낸 것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성매매 알선 혐의 등으로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유흥업소 여직원들에 대한 조사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고,승리에 대한 조사 역시 마무리 되지 않았다”면서도 “구속영장 신청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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