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에 기소권 부여’ 등 이견…한국당 제외한 여야 4당, 무산 전제로 한 책임공방 시작
여야 4당에선 패스트트랙 무산을 전제로 한 책임공방이 이미 시작된 분위기다.
패스트트랙 핵심 변수인 공수처법 이견을 좁히기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물밑 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뚜렷한 접점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지역구 의석 손해까지 감수하면서 선거법 개정에 합의해줬는데 공수처법까지 물러서면 뭐가 되느냐’는 여당 내부의 반발 기류 탓에 바른미래당 요구대로 공수처법을 조정·교섭하기도 쉽지 않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물밑 협상을 통해 ‘공수처의 기소권 부분 부여’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기소권은 보장해주자’는 기존 입장에 ‘기소권을 주지 말자’는 바른미래당 입장을 반영해 ‘일부 대상(검찰·경찰 등 수사·정보기관)을 수사할 때만 기소권을 주자’는 절충안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당 내부에서 ‘공수처 반대론’이 불거진 것도 걸림돌이다. 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권력기관 신설 부작용, 악용 위험이 큰 점 등을 들어 “공수처 설치에 반대한다”고 적었을 정도다.
바른미래당의 내부 상황도 복잡하다. 바른정당 출신들이 “선거제 개혁을 패스트트랙에 올리는 것은 기필코 막겠다”(유승민 전 대표)고 한 데다, 패스트트랙을 추진했던 손학규 대표는 4·3 보궐선거 참패 이후 퇴진압박을 받고 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14일 페이스북에 “다음주부터 당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하는 지역위원장 연판장을 돌리겠다”고 말했다.
여야에선 이미 무산을 전제로 한 ‘책임 떠넘기기’가 시작된 듯하다. 정의당은 불씨를 되살리려 하지만 다른 당 반응은 시큰둥하다. 특히 심 위원장이 9일 간담회에서 “(바른미래당이) 100%가 아니면 안된다는 자세를 고수한다면 그 당이 선거제 개혁을 발목 잡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바른미래당이 반발하고 있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 오신환 의원은 10일 “정의당도 처음에는 민주당 결단을 촉구하더니 이제는 바른미래당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최근 패스트트랙과 관련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사실상 처리가 어려워졌다는 내부 판단이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애초부터 쉽지 않을 걸로 봤다. 완전히 물 건너간 거 아니냐”라고 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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