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지오가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13번째 증언' 북 콘서트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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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제 모습을 돌아봤을 때 창피하거나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고(故)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 배우 윤지오씨가 밝힌 자서전 '13번째 증언'의 출간 배경이다. 윤씨는 14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13번째 증언' 북콘서트를 열었다.
윤씨는 "사실은 비공개(익명)로 쓰고 싶었는데, 지금 공개적으로 썼는데도 불구하고 '소설이다', '허구다'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조금 더 용기 내서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북콘서트는 1부 '13번째 증언, 10년의 기록', 2부 '공익제보자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진행됐다. 현장에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 관객 250여명이 자리했다.
윤씨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어려웠던 순간으로는 성상납 제의를 받은 순간을 꼽았다. 윤씨는 "(장자연) 언니 나이가 돼서 안 좋은 제안을 처음 듣게 됐다"며 "10년 넘게 연기만 하고 싶었던 아이였는데 그게 좌절되면서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 상납을 한 번도 안 했지만 그런 제안 자체를 들었다는 것 살면서 수치스러웠던 기억"이라고 회상했다.
2부에서는 박 지부장, 노 전부장과 함께 공익제보자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박 지부장은 "저희 같은 사람도 일상으로 돌아가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웃어야 한다"며 "많은 분이 그 부분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씨는 '13번째 증언' 책을 통해 당시 수사당국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윤씨는 책에서 전 조선일보 기자 조희천씨가 장씨를 성추행한 사실을 일관되게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린 내가 보기에도 수사가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며 "조희천의 책임만이라도 밝혀야 한다"고 썼다.
수사과정 초기 잘못한 진술을 정정했음에도 용의자의 사진을 보여주거나 대질심문조차도 하지 않은 채 수사를 이끌어갔다는 증언이다.
검찰은 오히려 H씨를 지목했다가 조씨로 진술을 정정한 이유를 추궁하며 윤씨를 몰아세워 H씨를 실제 범인으로 몰아가려 했다고 한다.
윤씨는 경찰 조사 당시 장자연씨를 성추행한 사람을 묻는 질문에 대해 "전 조선일보 기자 조모씨를 H씨로 (착각해) 잘못 말했다"고 설명했다.
장자연씨에 대한 성추행은 2008년 8월 5일 윤씨와 장씨의 소속사 대표였던 김종승씨의 생일 기념 술자리에서 발생했다. 이 자리에는 참석한 언론인은 조씨였다.
H씨는 현장에 있지도 않았고 장자연씨와 생면부지였으며 짧은 인사자리에서 윤씨에게 의례적으로 명함을 건넸을 뿐이었다.
장씨에 대한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조씨는 2009년 경찰 조사에서 H씨가 당시 술자리에 있던 언론인이라고 죄를 덮어씌운 것으로 밝혀졌다. 조씨는 심지어 당시 다른 참석자에게도 경찰에 거짓진술을 하도록 강요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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