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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38세 최연소 광역단체장'… 홋카이도 지사 당선

조선일보 도쿄=이하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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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38세 최연소 광역단체장'… 홋카이도 지사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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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중의원 지낸 인물에 압승
非홋카이도·하급 관료 출신… 재정파탄 유바리市 재건 힘써
인구 530만명의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北海道)에 서른여덟 살 최연소 지사가 탄생했다. 지난 7일 실시된 일본 지방선거에서 스즈키 나오미치(鈴木直道·무소속) 전 홋카이도 유바리(夕張)시 시장이 당선됐다. 현 47개 일본 광역자치단체장 중에서 최연소다. 자민당과 공명당이 추천한 스즈키는 162만 표를 얻어 홋카이도 출신으로 중의원을 역임한 이시카와 도모히로(石川知裕) 후보에게 66만 표 앞서는 대승을 거뒀다.

7일 실시된 일본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중 최연소로 홋카이도 도지사에 당선된 스즈키 나오미치가 선거사무소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트위터

7일 실시된 일본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중 최연소로 홋카이도 도지사에 당선된 스즈키 나오미치가 선거사무소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트위터


스즈키는 비(非)홋카이도 출신에다가 독특한 이력 때문에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사이타마현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생 때 부모가 이혼하면서 어머니, 누이와 셋이서 살았다. 경제 형편이 어려워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도쿄도(都)에 하급 공무원으로 취직한 후 호세이(法政)대 야간학부에 입학해 주경야독했다.

스즈키의 인생이 바뀐 것은 스물일곱 살 때인 2008년. 재정 파탄 사태가 발생한 홋카이도의 유바리시에 도쿄도 직원 신분으로 파견됐다. 한때 인구 12만명에 이르던 유바리시는 석탄산업의 불황으로 인구가 10분의 1 이하로 줄어들었다. 2006년엔 시 재정의 8배에 달하는 350억엔의 적자를 기록하며 지자체로선 이례적으로 파산 신고를 했다.

이곳에서 스즈키는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유바리 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관여하고, 유바리 특산 멜론 과즙을 활용한 제품을 만들면서 창의력을 발휘했다. 매일같이 시민들을 적극적으로 만나며 유바리시 재건에 정열을 보였다. 파견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스즈키는 찬바람이 일던 유바리시에서 유명인사가 됐다.

서른 살 때인 2011년엔 아예 사표를 내고 유바리 시장 선거에 출마, 전국 최연소 시장으로 당선됐다. 이후 399명이던 시 직원을 100명으로 줄이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자신의 봉급을 70% 삭감하며 솔선수범했다. 의회를 설득해 시 의원도 절반으로 줄였다. 시영 종합병원을 민간에 팔고, 도서관과 시민회관도 폐관했다. 그렇게 8년간 유바리시 재건에 전력을 기울이면서 '재정 파탄과 싸우는 유바리의 전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유바리시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의 활약이 홋카이도 전체에 소문이 나면서 도지사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그가 지사로 당선된 홋카이도는 '민주당의 왕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야당세가 강한 곳이다. 이번에 맞붙은 상대는 5개 야당이 연합해 지지한 인물이었다.


스즈키는 지사 선거가 시작된 후 홋카이도 179개 시정촌(市町村)을 구석구석 다니며 지지를 호소했다. 자동차 주행 거리가 5700㎞에 이를 정도다. 그는 중앙정부 및 자민당과의 관계를 강화해 홋카이도를 발전시키겠다고 역설했다. 스즈키는 유바리 시장으로 보여준 능력에다 자민당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차세대 총리 후보로 각광받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의원의 지원을 받으며 낙승을 거뒀다.

스즈키는 당선이 확정된 후 "활력 있는 홋카이도의 미래를 열기 위해, 약속한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여러분의 기대에 전력으로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도쿄=이하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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