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경찰청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준비하고 있다. 이날 업무보고는 김학의 전 차관 관련 과거 수사와 버닝썬 사태, 故 장자연 씨 사건 등이 주요 쟁점이었다. /사진=이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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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에서 시작한 성폭력과 마약, 몰카 등 각종 범죄 게이트가 열린 지 두달이 넘어가고 있다.
연예인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일어난 성범죄 수사, 마약류 등 약물이용 범죄 단속은 일부 수사 성과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강남 일대 경찰의 봐주기 수사 및 단속, 부실 수사, 경찰발전위원회를 통한 지속적인 접대 등 각종 유착 정황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수사의 핵심인 경찰과 클럽 간 유착, 클럽 탈세 의혹 수사는 좀처럼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경찰의 '제식구 감싸기' 비판도 나온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8일 오전 버닝썬 관련 사건 서면질의 응답에서 "횡령, 조세포탈 등 사건은 이를 명백히 확인하기 위한 객관적 증거자료 수집에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민 청장은 버닝썬 수사를 비롯해 경찰 유착 관련 수사에 대해서는 한사코 말을 아꼈다.
민 청장은 △강남경찰서 논현1파출소 경찰의 수천만원 뇌물 의혹 △버닝썬 사건 관련 입건한 현직 경찰 6명 등 경찰유착 관련 수사는 "진행 중이다", "구체적인 사항은 답변이 어렵다",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로 일관했다.
민갑룡 청장은 사건 초기 긴급 간담회를 자처하고 "조직의 명운을 걸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 경찰 최고 수사 인력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를 중심으로 152명 규모 수사팀을 투입했다. 하지만 투입인원과 수사기간을 고려하면 만족스러운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어렵다.
이날 마약류 등 약물 이용범죄 집중단속 결과를 사례까지 들며 발표한 것과도 비교된다. 경찰은 5주 동안 전국에서 994명 중 368명을 검거했다며 주요 검거 사례로 '재벌 3세', '외국인 피의자', 물뽕 밀반입 피의자' 사례 등을 내놓았다.
정작 이번 수사의 핵심인 경찰유착, 탈세 의혹 관련해선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변죽만 울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의 수사가 지지부진한 사이 새로운 부실수사·경찰 유착 의혹은 계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과 경찰 사이의 유착 고리로 지목돼 구속된 전직 경찰관 강씨와 친분이 있는 석모 전 강남경찰서 과장(경정)을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석 과장은 버닝썬 개장 전인 지난해 1월쯤 강씨로부터 부정청탁법을 초과한 금액으로 시세보다 싼 가격에 중고차량을 구입한 혐의다.
클럽 아레나 바지사장 6명과 실소유주로 지목된 강모씨(46)가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넘어간 가운데 다른 바지사장 A씨는 강남서의 수사 선상에도 오르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경찰 관계자는 "강남서 수사 과정에서 A씨가 조사받지 않았는데 혐의점이 확인되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강남 클럽 업계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변죽만 울려왔다는 지적이다. '관할 경찰-유흥업계' 간 공공연한 유착관계가 물렁한 수사·단속 태도를 만든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남뿐만 아니다. 서울청 지수대는 전날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 유흥주점에서 업주들로부터 향응을 받은 관악경찰서 소속 경찰 2명을 입건했다. 이들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관악구 신림동 일대 유흥주점에서 향응을 받은 혐의다.
최동수 기자 firefl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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