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번 정해 밥 사"…대구 모 세무서장 직원 상대 갑질 논란

(대구=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대구지역 세무서장이 직원들을 상대로 갑질 횡포를 벌이고 있다는 내부고발로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관계기관과 세무서 직원 등에 따르면 대구 모 세무서장이 최근 한 달간 소속 과장 6명에게 매주 월·화·목요일 저녁 순번을 정해 저녁 접대를 요구했다.

이에 과장들은 오후 6시 10분부터 서장실 앞에서 대기하다가 부하 팀장 등 2∼3명과 함께 서장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했다.

익명을 요구한 세무서 직원 A씨는 "요즘 시절에 이런 경우가 어딨느냐"며 "김영란법에 명백하게 위배되는데도 과장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까 봐 반발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저녁뿐만 아니라 점심시간에도 서장 개인 약속이 없으면 과장들이 정해진 순번으로 밥을 사야 한다"고 전했다.

내부적으로 갑질 논란이 계속되자 이날 국세청은 대구지역 5개 세무서에 "갑질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복무관리에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란다"는 공문을 내렸다.

대구국세청 '갑질 금지' 공문 [독자 제공]

해당 서장은 또 매주 금요일 오후만 되면 집이 있는 서울로 가기 위해 오후 3시부터 모든 결재를 올리지 못하도록 직원들에게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직원들은 금요일 외 평일에도 오전 9∼11시, 오후 2∼5시까지만 서장에게 결재를 올려야 했다.

오후 1시부터 2시까지는 서장의 취침시간으로 결재를 올릴 수 없다고 한다.

A씨는 "서장이 금요일에 무단으로 조기 퇴근했는지를 떠나 공직자 수장의 갑질 횡포가 뿌리 뽑혀야 한다는 생각으로 내부 고발했다"고 말했다.

sunh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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