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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이팔성 “MB 도움 기대하고 자금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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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명박 전 대통령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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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이 전 대통령의 도움을 기대하고 자금을 지원했다"고 증언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 심리로 5일 오후 열린 이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전 회장은 돈을 건넨 경위 등에 대해 증언했다. 그는 2007년~2011년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과 사위 이상주 변호사를 통해 현금 22억5000만원을 건네고, 양복 1230만원어치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이 작성한 비망록을 토대로 19억원과 1230만원어치 의류를 뇌물로 인정했다.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 측에 돈을 건넨 이유를 "가깝게 계신 분이 큰 일을 하게 돼 돕고 싶었고 잘 되면 제가 도움 받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변호인 측이 ‘꿈꿔왔고 포부를가졌던 부분에 대해 이 전 대통령에게 도움을 받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느냐’고 하자 "없다면 거짓말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당신이 대선 공로자기 때문에 응분의 대가를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느냐’고 묻자 이 전 회장은 "당시 당내 경선이나 대선에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도움을 드리려고 그랬지, 제 자리를 챙겨야 겠다는 마음은 아니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의 비망록에는 이 전 대통령에게 인사를 청탁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전 회장은 ‘금융·산업·국회의원’이라고 써있는데, 각각 금융위원장과 산업은행 회장, 국회의원을 뜻한다. ‘증인이 이야기한 것이냐, (이 전) 대통령이 이야기한 것이냐’는 질문에 이 전 회장은 "제가 일방적으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했다. 인사청탁 이유에 대해 그는 "(대선 과정에서) 열심히, 열정을 가지고 일을 했고 나름대로 정책적 건의도 많이 해서…"라고 했다.

이 전 회장은 "금융기관장을 하고 싶다는 얘기는 했다"면서 "이 전 대통령이 비서관을 통해 (직접) 전화해 한국거래소(KRX) 이사장을 맡는 건 어떠느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 그는 KRX 이사장 선임이 무산되자 이 전 대통령과 사위 이상주 변호사를 원망하는 내용을 비망록에 적어 놨다. 이 전 회장은 "KRX (이사장) 탈락에 대해 원망을 한 것은 아니다. 계속 자리가 잘 안 되니까 (이 전 대통령과) 전화라도 한 번 하면 좋을 것 같은데, 대선 이후로 통화가 안 됐다"고 했다.
또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에게 2007년 7월 서울 가회동에서 돈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 변호사와 미리 통화를 하고 갔다"면서 "대문이 열려 안쪽에 돈가방을 놨고, 여사님은 저쪽 마루에서 얼굴만 봤다"고 했다. 문제가 된 양복대금도 자신이 현금으로 지불했다고 증언했다.

다만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돈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이 전 회장은 "그것 때문에 이 사단(사달)이 벌어진 것"이라며 "저는 준 적 없다. 검찰에서도 이 변호사와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이 있는데 왜 김 전 기획관에게 돈을 갖다주겠냐며 강력히 항의했다"고 증언했다.

[홍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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