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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메이 英총리, 브렉시트 반대 노동당과 '오월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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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 있는 EU탈퇴 위해 노력"

테리사 메이(62) 영국 총리가 의회 내 브렉시트 합의 난맥을 타개하기 위해 막판 '반전 카드'를 던졌다. 자신이 속한 보수당을 제쳐두고, 대신 정치적 대척점에 있는 제1 야당인 노동당과 손잡기로 한 것이다. 메이 총리는 2일 밤 긴급 TV 생방송 담화를 통해 "야당과 함께 질서 있는 EU 탈퇴를 보장할 합의안 도출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적(政敵)인 제러미 코빈(69) 노동당 당수와 협상을 위해 오는 12일로 예정된 브렉시트를 좀 더 늦추겠다고 했다. 코빈은 이 제안을 수용했다. 영국에서 이념 지향이 확연히 다른 양대 정당의 '협력'은 전쟁 정도의 위기가 아니면 흔치 않은 일이다.

이 경우 영국을 사실상 EU에서 분리하지 않는 '무늬만 브렉시트'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노동당은 영국·유럽국 노동자 보호를 내세워 EU 관세동맹 영구 잔류나 단일 시장 참여, 나아가 제2 국민투표나 브렉시트 철회까지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2일 보수당은 "EU에 다시 복속될 것" "총리가 좌파 마르크스주의자에게 주도권을 넘기고 당을 배신했다"며 경악했다.

메이 총리는 지금껏 '영국을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남겨둔다'는 내용의 합의안을 갖고 보수당 강경파와 연정 파트너인 민주연합당을 설득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 총리직까지 던지며 호소했지만 실패했다. 그러자 180도 방향을 바꿔 적과 한배에 타는 '도박'을 벌이기로 한 것이다. BBC는 영 하원 650명 중 보수당은 317석, 노동당 256석으로, 여당 강경파 70~80명이 떨어져 나가더라도 메이가 야당 협조로 합의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는 "메이는 '불완전한 브렉시트라도 노딜보다는 낫다'는 생각이며, 제2 국민투표도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정시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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