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3·1운동展 관람객 늘어 안전 문제로 수장고로 옮겼다"
/연합뉴스 |
한국 근현대사 자료를 연구 전시하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관장 주진오)이 건물 중앙 입구에 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글씨 표석〈사진〉을 최근 치운 것으로 확인됐다. 주한 미 대사관 옆 옛 문화부 청사를 재활용해서 만든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이 전 대통령이 직접 건립을 지시했던 문화 시설이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8·15 경축사에서 "대한민국 기적의 역사를 기록하고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역사박물관을 짓겠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이 전 대통령의 퇴임 직전인 2012년 12월 정식 개관했다.
표석 철거를 두고 '과거 청산의 일환이냐'는 추측이 나오자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측은 28일, "3·1운동 100주년 특별전이 개막한 지난달 22일 이후 평소 2000명 정도였던 일일 관람객이 최대 2만명 이상으로 늘어나고, 광화문광장에서도 관련 행사들이 늘어나면서 인파가 몰려들었다"면서 "이 때문에 안전상 문제 등이 제기되어 표석을 수장고로 옮겼다"고 해명했다. 박물관 측은 표석을 본관 6층의 수장고에 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표석은 폭 90㎝, 높이 50㎝가량이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라는 글씨가 크게 새겨져 있고, 아래에는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쓴 '이천십이년십이월이십육일 대통령 이명박'이라는 문구가 있다. 박물관은 2012년 개관 이후 '울림, 안중근을 말하다' '1950 흥남, 그해 겨울' '대한민국의 탄생' 등 다양한 근현대사 관련 특별전을 열었다. 한 해 100만명의 관객이 찾았다.
이 전 대통령의 표석을 치운 사실이 알려지자 학계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평가를 떠나서 표석 역시 하나의 역사"라면서 "더구나 이 박물관이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건립됐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표적을 공론화 과정 없이 성급하게 치운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박물관 측은 "수장고에 보관 중인 표석의 향후 활용 방안은 논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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