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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A매치] 베테랑의 품격… 블루 드래곤 이청용, 필요할 때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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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이청용이 22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골을 성공시키고 기뻐하고 있다.2019.3.22/뉴스1 © News1 이윤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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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스1) 임성일 기자 =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이 열린 울산 문수경기장에는 4만1117명의 구름관중이 함께 했다. 매진이었다. 그렇게 가득 모인 팬들은 오랜만에 보는 수준 높은 경기력에 큰 환호를 보냈다. 그러나 그 환호는 시간이 후반전 중반을 지나 막바지로 향할수록 탄식으로 바뀌었다. 워낙 많은 찬스를 잡고도 결정력 부족에 번번이 선수들은 땅을 쳤고, 팬들의 속은 타들어갔다.

그러던 후반 40분, 경기장이 떠나갈 듯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왼쪽에서 홍철이 올린 크로스가 박스 안으로 투입됐고 그때 이청용이 솟구쳐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다. 그야말로 '블루 드래곤'의 비상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2일 오후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시종일관 경기를 지배했고 그 속에서 무려 20개 넘는 슈팅을 구사했지만 결정력 부족 때문에 계속 땅을 쳤다. 강하게 때린 슈팅은 골키퍼 정면을 향했고, 다른 슈팅들은 정확성이 떨어졌다.

내용이 좋았기에 더 답답했다. 벤투 감독이 "전술 변화를 가져갔음에도 우리가 추구하는 원칙이나 스타일을 지키며 결과도 챙겼다. 오늘처럼 능동적으로 또 적극적으로 경기를 운영해야 찬스를 만들 수 있고 그래야 득점이 나온다고 생각한다"면서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력은 흠잡을 데 없었다"고 칭찬했을 정도로 플레이는 좋았다.

과정이 만족스러웠기에 끝까지 골이 터지지 않아 무승부로 끝났다면 선수들의 사기도, 보는 이들의 맥도 빠졌을 경기다. 그렇기 때문에 후반 40분에 터진 이청용의 득점은 그야말로 금값이었다.

후반 25분 황인범과 교체돼 필드를 밟은 이청용은 적극적인 플레이로 지쳐가는 후배들을 독려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서는 안 된다는 간절함으로 필드를 누비던 이청용은 자신의 묶인 매듭을 푸는 데 성공했다. 크로스를 헤딩으로 따내려던 이청용의 점프는 부상 부담을 감수하고 달려든 도전이었다. 후배들 버금가는 투지가 결국 득점으로 연결됐고 덕분에 울산의 밤은 따뜻했다.

오랜 동지이자 절친이었던 기성용과 구자철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 심적으로 쫓기는 마음이 있었을 이청용이라 자신에게도 선물 같은 득점이었다. 노련한 플레이에 비해 득점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으니 그 부담도 날리는 고무적인 결과다.

팀이 간절하게 원하고 있을 때 한방을 터뜨렸다. 정말 필요할 때 블루 드래곤이 날았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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