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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벨기에-네덜란드 동반 호황…세계축구 '베네시대'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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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벨기에(왼쪽)와 네덜란드 대표팀의 마스코트가 지난해 10월 두 팀 친선 경기에 나타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 | 벨기에축구협회 SNS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유럽 축구에서 마주보고 있는 두 나라, 벨기에와 네덜란드가 함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벨기에는 22일 벨기에 브뤼셀 킹보두앵 경기장에서 열린 202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조별리그 러시아와 1차전 홈 경기에서 간판 미드필더 에덴 아자르가 멀티골을 뽑아낸 것에 힘입어 3-1로 이겼다. 벨기에는 러시아 스코틀랜드 카자흐스탄 키프러스 산마리노와 함께 I조에 속해 있다. 벨기에는 2016년 프랑스에서 열린 유럽선수권에서 웨일스에 막혀 8강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에선 3위에 올라 역대 최고 성적을 일궈냈고, 이를 토대로 FIFA 랭킹 1위까지 차지했다.

같은 날 네덜란드도 대승을 거두고 벨기에와 보조를 맞췄다. 로테르담 더 카위프에서 열린 벨라루스와 C조 1차전 홈 경기에서 프랑스 올랭피크 리옹 소속 공격수 멤피스 데파이가 2골 2도움을 폭발하는 활약에 힘입어 4-0으로 크게 이긴 것이다. 조르지니오 바이날둠과 버질 판 다이크 등 잉글랜드 리버풀에서 뛰는 두 선수가 한 골씩 넣어 대승을 뒷받침했다.

벨기에와 네덜란드는 프랑스와 독일, 바다 건너 영국에 둘러싸인 나라들이다. 벨기에가 인구 1100만, 네덜란드가 1700만으로 중형 규모로 보면 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유럽 무대를 함께 휘저으며 내년 유럽선수권,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우승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러시아 월드컵 우승팀 프랑스도 있지만 벨기에와 네덜란드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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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약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벨기에의 토비 알더르베이럴트(왼쪽)와 네덜란드의 라이언 바벨이 지난해 10월 양국 친선 경기를 앞두고 만나 인사하고 있다. 출처 | 벨기에축구협회 SNS



벨기에는 익히 알려진 것처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했던 선수들과 그 이후 유망주들이 어우러져 황금세대를 구축하고 있다. 아자르와 티보 쿠르투아(레알 마드리드), 얀 페르통언, 토비 알데르베이럴트(이상 토트넘) 유리 틸레만스(레스터 시티), 미치 바추아이(크리스털 팰리스) 등이 러시아전에 나섰다. 부상자가 발생해도 백업들이 탄탄하다. 이번 3월 2연전에 소집된 26명 중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10명에 이른다. 카타르 월드컵 때까지는 벨기에가 프랑스의 가장 강력한 견제 세력이라는 평가가 많다.

3년 전 유럽선수권에서 충격적인 예선 탈락을 겪은 것에 이어,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에도 실패한 네덜란드는 최근 들어 부활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월드컵 직후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프랑스와 독일을 따돌리고 4강에 올라 이 대회 첫 번째 우승국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자국 명문 아약스가 이달 초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거함 레알 마드리드를 격침시키고 8강에 오르는 등 네덜란드는 오랜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아약스와 PSV, 페예노르트 등 자국 빅3 구단 위주의 선수 구성에 세계적인 수비수로 성장한 주장 판 다이크가 뒤를 버티고 있어 성장 속도가 빠를 것으로 기대된다.

벨기에와 네덜란드는 이전에도 세계 축구사에 두각을 나타낸 적이 여러 차례 된다. 벨기에는 1980년 이탈리아 유럽선수권 준우승, 1986년 멕시코 월드컵 4강 등의 위업을 이룩했다. 네덜란드는 1974년 서독 월드컵 및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연속 준우승, 1988년 서독 유럽선수권 우승,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준우승 등이 주요 성과다.

하지만 두 나라가 같이 좋은 성적을 낸 적은 없었고, 서로 번갈아 전성시대를 열어젖혔다. 이번엔 다를 수 있다. 독일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전통의 강호들이 주춤하고, 잉글랜드는 물음표인 상황에서 벨기에와 네덜란드가 내년 유럽선수권, 3년 뒤 카타르 월드컵에서 함께 바람몰이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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