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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EU·英, 브렉시트 4월 12일로 일단 연기…英 하원 통과되면 5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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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서 다음 주 합의안 승인되면 5월 22일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 없이 英 유럽의회 선거 불참하면 ‘노딜’ 브렉시트

유럽연합(EU)과 영국이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를 일단 4월 12일로 연기했다. 영국 하원이 다음 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합의안을 승인하면 영국은 5월 22일 EU를 탈퇴하게 된다.

EU가 이미 2차례에 걸쳐 합의안을 부결시켰던 영국 하원에 다시 공을 넘긴 것이다. 하원이 끝내 합의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는 불가피해진다.

조선일보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담 상임의장이 2019년 3월 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U 정상들은 이날 회의에서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연기 문제에 대해 ‘투 트랙’ 연장안을 제안했고, 영국은 이를 받아들였다. /데일리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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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는 21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당초 오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연기 문제에 대해 ‘투 트랙’ 연장안을 제안했다. 앞서 메이 총리는 지난 20일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담 상임의장에 서한을 보내 브렉시트를 오는 6월 30일로 3개월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EU는 영국 하원이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동의할 경우 오는 5월 22일까지 브렉시트 시점을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5월 23~26일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 직전까지만 허용하는 것이다. 영국 하원은 다음 주 메이 총리의 합의안을 놓고 승인 투표를 진행한다. 구체적인 날짜는 나오지 않았지만 오는 26~27일로 예상되고 있다.

영국 하원이 합의안을 가결시키지 못할 경우에는 브렉시트 시점을 4월 12일까지만 연장한다. 영국이 차기 유럽의회 선거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4월 11일까지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메이 총리는 EU가 제시한 ‘투 트랙’ 연장안을 받아들였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정상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EU는 모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른바 ‘노딜’로 불리는 브렉시트 합의의 부재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했다.

투스크 의장은 "오는 4월 12일까지 모든 선택지는 열려 있다"며 "영국은 합의에 따른 탈퇴, 노딜, 긴 브렉시트 연기, 브렉시트 철회 등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4월 12일까지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는 것을 결정하지 않으면 장기 브렉시트 연기는 자동으로 불가능해진다"고 했다.

조선일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019년 3월 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U 정상들은 이날 회의에서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연기 문제에 대해 ‘투 트랙’ 연장안을 제안했고, 영국은 이를 받아들였다.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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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영국 의회 사이트에서는 브렉시트 취소를 요구하는 청원에 서명한 이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영국 의회 청원 위원회는 브렉시트 취소 청원 열기로 사이트가 한동안 다운되자 트위터에 "브렉시트 취소 청원에 서명이 늘어나는 속도는 그동안 사이트에 올라온 어떤 청원보다 빨랐다"고 전했다. 또 한때 1분에 2000명에 달하는 서명자가 나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영국 의회는 10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는 청원에 대해서는 반드시 토론 개최를 검토해야 한다. 메이 총리의 대변인은 그러나 이날 "총리는 브렉시트 취소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여러 번 말했다"며 "총리는 국민투표 결과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민주주의의 실패이자 그가 동의할 수 없는 실패가 될 것이라는 점을 오랫동안 분명히 해왔다"고 했다.

메이 총리도 이날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국은 EU를 떠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EU가 제시한 연장안을 "좋은 합의"라고 평가하며 "EU가 내린 결정은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 여부를 투표할 때 고려할 매우 명확한 뼈대를 마련했다"고도 했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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