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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버닝썬 사태

버닝썬 사건 이후 중국인 관광객들 강남클럽 떠나 홍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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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유통 논란에 방문 꺼려

지난 18일 자정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F클럽 앞. 30분간 입장한 50명은 모두 한국인이었다. 2㎞ 정도 떨어진 강남구 논현동의 O클럽도 상황은 비슷했다. 30분간 60여명의 손님이 클럽 안으로 들어갔지만 외국인은 백인 남성 2명뿐이었다. 강남구 역삼동 클럽 '버닝썬'과 함께 중국인 손님이 많기로 유명했던 클럽들이다.

서울 마포구 홍대 클럽의 상황은 달랐다. 지난 17일 자정 홍대 인근 N클럽. 약 1시간 동안 중국인 100명이 클럽으로 들어갔다. 2분에 3명꼴이다. 중국인 남성들이 중국인 여성에게 말을 걸며 합석을 제안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클럽 관계자는 "젊은 중국인들은 한국 클럽 문화를 좋아한다"며 "작년 말까지는 강남 클럽이 인기였는데 요즘은 거의 홍대로 간다"고 했다.

'빅뱅' 출신 이승현(29·예명 승리)씨가 운영에 관여해온 클럽 버닝썬이 논란에 휩싸이면서 서울 강남 일대 클럽에 중국인 관광객이 사라졌다. 최근에는 중국인 MD(영업 직원)가 중국인 손님에게 마약을 유통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이런 분위기가 심해졌다고 한다. 성이 자오(趙)인 한 중국 여성(25)은 "버닝썬 사건이 터진 뒤 중국인 여성들 사이에 강남 클럽은 '술에 약을 탄다더라' '입장하면 남성들이 있는 테이블로 끌려간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 19일 버닝썬 MD로 활동하며 클럽 내에서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중국인 여성 파모(26·일명 '애나')씨의 마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파씨는 부유한 중국인 고객을 유치하는 일을 했다. 경찰은 파씨가 마약 유통도 했다고 보고 있다. 파씨는 경찰 조사에서 "중국인 손님들이 마약을 직접 가져와 같이 투약했을 뿐 유통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서울 강남의 한 호텔 관계자는 "중국인 MD 마약 건이 보도되면서 VIP 급부터 중국 손님이 줄었다"고 했다. 작년 9월에도 파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이후 그녀가 관리하던 중국인 VIP 손님은 버닝썬을 찾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 경찰이 강남 클럽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에 나서자 논란에 휩싸일 것을 우려한 다른 중국인 고객들도 강남 클럽을 외면하고 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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