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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KLPGA 입성' 日 다카바야시 "난 선수, 동생은 캐디…한국 개척자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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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LPGA에 도전하는 일본 골퍼 다카바야시 유미(왼쪽)와 동생 다카바야시 리카. 제공 | 다카바야시 유미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난 선수, 동생은 캐디…한국 개척자의 마음으로.”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뛰어든 일본 프로골퍼 다카바야시 유미(33)는 지난해 11월 열린 KLPGA 2019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을 통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2008년 일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베테랑인 그는 키 171cm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큰 스윙 아크로 240m에 육박하는 드라이브 비거리를 자랑한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1부 투어와 2부 투어인 스텝업 투어까지 병행해왔다. 사실 동남아를 비롯해 아시아 이웃나라 프로 선수들은 최근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보이는 한국 선수가 활동하는 KLPGA 대신 JPGA 2부 등을 거쳐 미국 무대에 노크하는 현상이 잦다. 그만큼 한국 여자 선수들의 경쟁력을 이웃나라도 높게 평가한다. 다카바야시는 지난 11년간 우승을 하거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스타 플레이어는 아니다. 그럼에도 선수 황혼기 한국행을 선택한 건 스스로 직,간접적으로 바라본 한국 골프의 저력을 인정하면서 한단계 거듭나겠다는 도전 정신에서 비롯됐다. 그는 지난 15일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열린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 미디어데이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 선수들만 보더라도 헝그리 정신이 느껴진다. 가족 대부분 일본으로 넘어와 뒷바라지하는데 한국 선수들은 남다른 책임감을 지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습량이 워낙 많다보니 스윙이나 기본 체력이 좋은 게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뿐 아니라 일본 투어에서도 매년 호성적을 내는 한국 골프. 베이스 구실을 하는 KLPGA에서 자기 자신과 싸움을 통해 또다른 골프 인생을 그리고 싶은 게 다카바야시의 꿈이다. KLPGA 2019 정규투어 시드순위전 예선부터 출전한 그는 이틀 동안 1언더파 143타(74-69)를 쳐 30위를 기록, 본선에 진출했다. 시드순위전에서 나흘 동안 이븐파 288타(72-70-72-74)로 본선을 마무리하며 시드순위 26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가 KLPGA 도전을 결심하는 데 동기부여를 심어준 건 일본 투어에서 활약한 적이 있는 절친 배재희다. “배재희와 오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고 웃은 그는 “아직도 1년에 두 세 번은 만나는데 그 선수를 통해 한국 무대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진정으로 한국에서 제2 골프 인생을 보내고 싶어 한다. 일본 투어와 병행하지 않고 한국에 머물기로 한 이유다. 그는 “올해 뿐 아니라 내년에도 한국 투어를 뛰고 싶다. 무엇보다 일본에 있는 후배들에게 (KLPGA 활동을 통해)이러한 루트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여태까지 우승이나 빛나는 활약은 없었지만 골프를 통해 좋은 사람을 만났다. 그게 재산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무대에서도 그러한 마음으로 새로운 인생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KLPGA에서 자신의 수준은 얼마나 될까. 슬쩍 웃더니 “오히려 모르는 게 무기다. 그러니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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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골퍼 다카바야시 유미가 지난 15일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스포츠서울과 인터뷰한 뒤 손하트 포즈를 하고 있다. 김용일기자



그의 한국 생활이 더 의미있는 건 친동생인 다카바야시 리카(31)가 캐디로 나서기 때문이다. 그는 “동생은 대학 시절부터 프로 선수가 꿈이었는데 아쉽게 이루지 못했다. 평범한 회사에 다녔다”며 “언니가 KLPGA에 진출한다는 얘기에 회사를 그만두고 현재 효고현에서 캐디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골프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매가 한국에서 새 도전을 한다는 것에 부모도 기뻐한다고 한다. 다카바야시는 “부모 입장에서는 내가 투어 생활을 그만두는 게 아닌가 우려했는데 한국에서 이어가는 것에 기뻐한다. (선수 꿈꾸던)동생도 함께 하니 좋아한다”면서 “골프 뿐 아니라 다양한 한국 문화를 즐기고 싶다”고 웃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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