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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또다시 암초를 만났다. 존 버커우 영국 하원의장이 정부가 브렉시트 합의안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세 번째 표결을 실시할 수 없다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당초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의회의 승인을 받은 뒤 EU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메이 총리가 빈 손으로 EU 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1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버커우 의장은 정부가 합의안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세 번째 표결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주 의회에서 149표 차로 부결된 합의안과 똑같거나 실질적으로 차의가 없는 합의안을 또다시 상정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그는 하원이 똑같은 사안에 대해 재투표를 할 수 없도록 한 의회 규약을 근거로 들었다.
앞서 영국은 지난해 제정한 EU 탈퇴법에서 의회의 통제권 강화를 위해 비준 동의 이전에 정부가 EU와의 협상 결과에 대해 하원 승인투표를 거치도록 했다.
첫 번째 승인투표에서 '안전장치(backstop)'에 대한 반발 등으로 합의안은 영국 의정 사상 정부 패배로는 사상 최대인 230표 차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메이 총리는 지난 11일 EU와 재협상에 나서 '안전장치'와 관련한 '법적 구속력 있는 변화'를 끌어냈다. 그러나 제2 승인투표에서 이 합의안은 149표 차로 부결됐다.
이후 의회가 합의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마저 거부하자 메이 총리는 20일을 마감시한으로 정한 뒤 다시 한 번 의회에 합의안 통과 여부를 묻겠다고 발표했다. 대신 영국이 '노 딜' 브렉시트는 배제하기로 했고, 의회의 승인만 받으면 오는 6월30일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버커우 의장은 의회에 합의안 통과 여부를 다시 물으려면 이 합의안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EU 정상회의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 버커우 의장의 제동은 메이 총리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EU는 메이 총리가 21일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하고, 영국 정부와 추가 협상은 없다고 못박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메이 총리는 EU 정상회의에 사실상 빈 손으로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FT는 "메이 총리가 만약 빈 속으로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면, EU는 브렉시트를 장기간 연기하도록 메이 총리를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영국 BBC방송 역시 "버커우 의장의 개입은 브렉시트 과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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