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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순천시 “무인궤도차 보상 요구는 포스코의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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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석 시장 “국정감사·세무감사 요구할 것”

시민단체, 촛불집회·집단소송 등 대응 예고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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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자회사가 순천만 무인궤도차(스카이큐브) 보상을 압박하자 순천시가 국정감사와 세무감사를 요구하겠다고 맞섰다.

허석 전남 순천시장은 18일 순천만 국가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가 무인궤도차의 적자운영 책임을 순천시에 떠넘기면서 1367억원의 보상을 요구한 것은 거대 기업의 갑질이고 횡포”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런 횡포에 국정감사와 세무감사를 요구하는 등 모든 역량을 동원해 맞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의 손해와 실패의 책임을 순천시에 전가하고 가구당 130만원을 내놓으라는 것은 순천시민을 우롱하는 행위다. 서명운동, 촛불집회, 규탄대회 등 시민적 저항운동이 펼쳐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는 무한궤도차 갈등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현재의 선로와 역사 등을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해 두기로 했다. 녹슬어 가는 무한궤도 차량과 콘크리트 고가 시설을 잘못된 민자유치와 거대 기업의 횡포를 보여주는 전시물로 삼을 예정이다.

그는 “애초 무한궤도차는 2013년 순천만 정원박람회에 맞춰 운행하기로 했지만 행사가 끝나고 한해 뒤에야 가동하면서 처음부터 신뢰를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포스코는 영국 벡터스를 인수하면서 의욕을 보였지만 무인궤도차가 시장의 반향을 얻지 못해 수주에 실패하면서 적자를 볼 수밖에 없었다. 운영 중단으로 도시의 이미지, 시민의 자존심이 추락하는 피해를 봤는데도 오히려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의 자회사인 에코트랜스는 이날 5년 동안 적자 200억원이 쌓인 것은 협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순천시 책임이라며 1367억원을 보상하라고 대한상사중재원에 요청했다. 앞서 순천시와 포스코는 지난 2012년 순천만에서 무인궤도차를 30년 동안 운행한 뒤 기부채납하는 내용을 뼈대로 협약을 했다. 하지만 2014년부터 운행한 무인궤도차의 연평균 승객이 30여만명에 머물러 손익분기점인 80만명에 이르지 못하면서 분쟁이 비롯됐다. 이렇게 포스코와 순천시가 대립하자 시민단체는 포스코를 상대로 집단소송에 나설 태세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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