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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英·EU, 브렉시트 ‘백스톱’ 수정 막판 합의…2차 표결 통과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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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유럽연합(EU)은 브렉시트의 주요 쟁점이었던 ‘안전장치(백스톱)’ 문제와 관련, 백스톱을 무기한 연장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법적 구속력 있는 합의를 이뤘다고 11일(현지 시각) 밝혔다. 그동안 이 사안을 놓고 브렉시트 합의안에 반대해왔던 영국 의원들의 12일 2차 승인투표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합의안에 대해 브렉시트 강경파 의원들은 신중한 분석과 논의 후에 판단하겠다고 했고, 야당인 제레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바뀐 게 별로 없다며 여전히 반대한다고 했다.

12일 합의안 투표가 부결되면 13일에는 ‘노딜 브렉시트’를 결정하는 표결이 진행된다. 노딜 관련 표결까지 부결될 경우 영국 하원은 14일 브렉시트 연기 여부에 관한 투표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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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왼쪽) 영국 총리 2019년 3월 11일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의 회담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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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융커, 英 2차 표결 전야 막판 합의 "백스톱 무기한 아냐"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회담을 갖고 브렉시트 합의안 변경에 합의했다. 메이 총리는 회담을 마친 후 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오늘 의원들이 요구한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법적 구속력 있는 합의안 변경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이날 합의된 조항은 EU가 백스톱을 영구적으로 유지하려 할 수 없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만약 EU가 백스톱을 무기한 유지하려고 하면 영국이 일방적으로 이를 중단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아울러 양측은 백스톱을 대체할 자유무역협정도 2020년 말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백스톱은 브렉시트 후 영국에 속할 북아일랜드와 EU에 남을 아일랜드의 국경 문제에 관한 타협안이다. 영국 정부와 EU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의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에 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당분간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남기는 내용의 백스톱 조항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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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왼쪽) 영국 총리와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019년 3월 11일 회담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BBC


그러나 영국 보수당 등 강경파는 해당 조치의 종료 시점이 불분명하다고 강력 반발했다. 이에 영국 하원은 지난 1월 진행한 승인투표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을 영국 사상 최다 표차(230표)로 부결시켰다.

이후 메이 총리는 EU와 추가 협상을 통해 의회와 협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차선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당초 EU는 영국 정부와의 추가 협상은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영국 의원들이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자 결국 백스톱 조항을 둘러싼 막판 협상에서 한 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 영국 하원 표결 주목…야당 대표 "달라진 것 없다. 여전히 반대"

메이 총리와 EU가 막판 합의에 성공하면서 영국 하원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영국 하원은 12일 브렉시트 합의안의 시행을 결정하는 2차 표결을 앞두고 있다.

메이 총리는 12일 하원에서 수정된 합의안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겠다고 했다. 이후 합의안에 대해 하원 토론을 거친 후 승인투표가 시작될 예정이다. 아울러 이 자리에서 제프리 콕스 영국 법무상이 이번 수정 합의안에 대해 법률적 분석 내용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이제 개선된 브렉시트 합의안을 지지하고 영국 국민들의 지시에 따르기 위해 함께할 때"라며 의원들의 합의안 승인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융커 위원장도 "변경된 브렉시트 합의안은 최선"이라며 "영국 의원들은 근본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번 합의가 "영국에 마지막 기회"라고 경고했다. 융커 위원장은 "세 번째 기회는 없을 것"이라며 "백스톱 조항에 관한 더 이상의 다른 해석은 없을 것이다. 내일 의미있는 투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추가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이번 합의안이 아니라면 브렉시트가 아예 이뤄지지 못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영국 의회가 수정 합의안을 통과시킬지는 속단할 수 없다. 영국 BBC에 따르면 야당인 노동당 당수인 제러미 코빈 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날 밤 나온 합의안에는 메이 총리가 예고했던 새로운 내용이 없다"며 "의회 의원들은 12일 투표에서 합의안을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권 여당인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는 합의안에 대해 신중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적절한 논의 후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 브렉시트안 또 부결되면…‘노딜’ 이냐 ‘연기’냐

12일 합의안이 통과될 경우 영국은 기존 합의대로 3월 29일 EU를 탈퇴한다. 만약 이번 투표도 부결되면 오는 13일에는 아무런 합의없이 브렉시트를 시행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결정하는 표결이 진행된다. 세계은행과 영국 중앙은행 등은 노딜 브렉시트가 강행될 경우 영국은 물론 세계경제가 상당한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노딜 관련 표결까지 부결될 경우 영국 하원은 14일 브렉시트 연기 여부에 관한 투표를 하게 된다. 앞서 메이 총리는 지난달 말 의회에서 브렉시트 연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메이 총리는 2~3개월 정도 연기를 고려하고 있다. 브렉시트 합의안에 반대했던 대다수 영국 여야 의원들도 노딜 브렉시트를 원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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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국회의사당 앞에서 2019년 3월 6일 브렉시트 반대 시위가 열리고 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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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도 브렉시트 연기안에 동의했다. 융커 위원장은 "(브렉시트 대비를 위해) 영국이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한다면 EU 회원국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오는 5월 열리는 유럽의회 선거 전 브렉시트가 이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융커 위원장은 이날 메이 총리와의 회담 후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오는 5월 23~26일 열리는 유럽의회 선거 전 영국의 EU 탈퇴가 완료돼야 한다"며 "그 전까지 영국이 EU를 떠나지 않을 경우 그들은 법에 따라 선거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안토니오 타이아니 유럽의회 의장은 브렉시트 시점 연기가 최대 7월까지만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별도로 브렉시트 합의안 투표가 또 부결되면 메이 총리의 정치적 타격이 클 전망이다. 영국 가디언은 "만약 이번 투표에서 메이 총리가 50표 이하의 근소한 투표차로 패배할 경우 그는 세 번째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 이상의 투표차로 부결이 된다면 메이 총리에게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경우 메이 총리는 전방위적인 사퇴 압박에 부딪힐 것이라고도 했다.

[포토]英-EU 브렉시트 수정 합의…"세 번째 협상은 없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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