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死者명예훼손 혐의로 기소… 10개월간 재판 피하다 출석키로
5·18 부상자회 등 광주시민들 "용서할순 없지만 차분히 대응"
10일 광주지법 등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 재판은 11일 오후 2시 30분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린다.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가 심리한다. 앞서 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지난 7일 출석을 알려왔다. 아내 이순자씨도 동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 전 대통령은 그해 8월 재판 때도 출석을 예고했으나 나오지 않았다. 이후 10개월 동안 광주에서의 재판을 회피해 왔다.
광주 시민은 "용서할 수는 없지만 차분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재판을 지켜보는 국민에게 광주의 과격성, 폭력성을 부각하면 역효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감정적인 대응은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것이다. 양일동(47) 광주 개신교 목사는 "역사와 국민 앞에 반성과 사죄는커녕 회피와 꼼수로 일관하는 전두환의 태도에 분노가 느껴진다"면서도 "사법 시스템으로 단죄하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5·18 부상자회는 "광주 시민 앞에 반성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폭력적인 대응보다 재판이 잘 진행되도록 질서 정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5월 어머니회 회원들도 "전두환을 용서할 순 없지만 다른 5월 단체들과 마찬가지로 차분하게 피켓 시위를 하겠다"고 말했다.
5월 단체 회원과 시민 200여 명은 전 전 대통령의 도착 시각에 맞춰 이동 경로로 예상되는 광주지법 정문과 후문, 사거리 등에서 사죄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인간 띠 잇기'를 벌일 예정이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기술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지난해 5월 3일 불구속 기소됐다.
[광주광역시=조홍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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