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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연재] OSEN '유구다언'

'실수 자책' 김민재, 전북과 같은 동료들이 없었다 [유구다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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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전주, 우충원 기자]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자신의 실수에 대한 자책이었다. 또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지만 친정팀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에 흔들렸다.

김민재는 지난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전북 현대와 원정 경기서 출전, 풀타임 뛰었다. 김민재가 새로 이적한 베이징은 전북의 폭발적인 공격력을 막지 못해 1-3으로 패했다.

'김민재 더비'로 더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까지 전북의 핵심 수비수로 활약하던 김민재는 지난 겨울 중국행을 선언, 베이징 궈안에 입단했는데 하필 전북과 베이징이 ACL 첫판부터 만났기 때문에 관심은 어느 때 보다 컸다.

전반만 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후반전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체력적인 어려움이 생긴 베이징은 전북의 공격진에 공간을 허용했다. 또 높이에서도 밀리며 연달아 실점, 완패하고 말았다.

김민재는 실수를 범했다. 후반 3분 이동국이 기록한 득점은 김민재의 실수가 시발점이 됐다. 중원이 약한 베이징에서 빌드업까지 해내야 했던 김민재는 전진한 뒤 볼 연결할 곳을 찾지 못해 로페즈에게 빼앗겼다. 그 후 한교원-이동국으로 이어지면서 전북이 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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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에서 김민재는 빌드업이 좋은 수비수였다. 신장과 체격이 크지만 빠른 스피드까지 갖췄고 전진패스 능력까지 갖췄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모든 수비를 혼자하지 않았다. 전북에서 뛸 때 김민재는 든든한 파트너들이 존재했다. 최보경과 홍정호 그리고 김진수, 이용, 최철순 등이 그 주인공.

지난 시즌까지 전북은 김민재가 전방으로 이동하면 자연스럽게 최보경이 그 공간을 채웠다. 또 최보경의 공간은 측면 수비수들이 안쪽으로 들어 오거나 혹은 수비형 미드필더인 신형민이 내려섰다. 순식간에 로테이션이 이뤄지면서 얻어낸 결과였다.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하는 최강희 감독은 수비진의 끊임 없는 움직임을 원한다. 쉴새없이 돌아가는 경기 상황에서 유기적인 움직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순식간에 생겨날 수 있는 빈 공간을 상대가 공략하기 때문이다.

이날 김민재는 전북 공격수들을 다양하게 마크했다. 파트너가 불안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수비수로 변신한 위다바오는 원래 공격수다. 따라서 수비적인 성향을 갖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또 동료들도 그가 전방으로 이동했을 때 많은 움직임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서서 볼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다. 로페즈에게 볼을 빼앗기는 상황에서도 전방의 선수들 뿐만 아니라 김민재 후방에 있던 선수들도 걸어가며 지켜봤을 뿐이다.

전북의 수비는 K리그 최강이다. '닥공'에 가려져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난 시즌 전북은 31골 밖에 내주지 않았다. 득실이 +44였다. 리그 2위 실점팀인 경남(44실점) 보다 훨씬 안정된 숫자다. 2017년도에도 35실점이었다. 준우승을 기록했던 2016년에도 전북은 가장 많은 골을 넣었고 40실점으로 서울(46실점) 보다 적었다.

따라서 전북의 수비 안정은 단순히 김민재만의 활약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었다. 기존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잘 이뤄지면서 안정감을 갖고 경기에 임해왔다.

베이징의 수비는 단번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또 김민재만 고군분투 한다면 전북전과 같은 상황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 본인 스스로 실점에 관여했다며 자책하는 김민재가 모두 책임질 것은 아니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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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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