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9시 10분쯤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나타난 강씨는 "(버닝썬으로부터) 돈을 얼마나 받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안 받았다"고 답했다.
또 강씨는 경찰들과의 통화 여부에 대해선 "맞다. 제가 사건을 의뢰한 것은 맞다"면서도 "경찰관이 아니라도 (경찰에게) 물어볼 수는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건 해결을 버닝썬 측에) 먼저 제안했느냐’는 질문에도 "사실무근이다. 자작극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뇌물공여자로 의심받는 버닝썬의 이모 공동대표와는 언제부터 알았느냐고 묻자 "처음 알게 됐다"며 "만난 적은 딱 한번, 두번"이라고 했다.
경찰이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클럽 버닝썬에서 마약 투약과 경찰과의 유착 의혹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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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경찰관 강씨는 클럽과 경찰 사이에서 유착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7일 버닝썬에 미성년자 손님이 출입해 고액의 술을 마셨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자 강씨가 사건을 무마했다는 것이다.
강씨는 경찰관 퇴임 후 화장품 회사 임원을 맡고 있는데, 이 회사는 미성년자 출입 사건 뒤인 지난해 7월말 버닝썬에서 대규모 홍보행사를 열었다.
강남서는 지난해 8월 미성년자 출입사건을 증거 부족으로 수사 종결하고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바 있다.
이후 버닝썬과 경찰간 유착 의혹이 불거지자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달 21일 강씨와 그의 부하직원 이씨를 소환 조사한 뒤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이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공여자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수수 명목 등도 소명이 돼 있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영장을 청구하지 않고 보완을 지휘했다. 경찰은 강씨를 비롯해 그와 함께 체포했던 이씨도 일단 석방한 상태다.
앞서 경찰은 강씨의 부하직원인 이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강씨로부터) 지시를 받고 돈을 받고 배포를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버닝썬 이 공동대표도 소환조사에서 버닝썬과 경찰 간 금품 전달 통로로 지목된 강씨에게 2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가 버닝썬 이 대표로부터 2000만원을 건네받아 이를 6개 계좌에 나눠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이 계좌들의 소유주 가운데 경찰관이 포함돼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강씨를 상대로 돈의 출처와 성격, 돈을 전달하게 된 배경 등을 조사하는데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권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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