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4일 언론을 통해 공개한 ‘강남경찰서 경찰발전위원회 위원 명단'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메르디앙서울호텔의 최모 대표가 지난해 4월 강남서 경찰발전위원으로 위촉됐다. 그는 임기 만료로 같은 해 말 해촉됐다.
경찰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클럽 버닝썬에서 마약 투약과 경찰과의 유착 의혹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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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르메르디앙서울호텔을 소유한 ‘전원산업'의 대표이기도 하다. 전원산업의 2017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전원산업은 당시 버닝썬엔터테인먼트에 2100만원을 출자하고 10억원을 빌려줬다. 당시 버닝썬의 자본금 5000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전원산업의 지분율은 42%로 추정된다. 또한 버닝썬은 지난해 2월부터 르메르디앙서울호텔 지하 1층에서 영업을 하다 경찰 수사가 본격화한 지난 17일 영업을 전격 중단했다.
이재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버닝썬 초기 주요 투자자인 최 대표가 강남서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버닝썬 관계자가 아무런 검증 없이 경찰발전위원으로 참여한 것은 관련 규정 위반일 뿐 아니라, 그 자체로 의심스러운 유착 정황"이라고 했다.
최 대표의 경찰발전위원 자격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발전위원회 운영규칙을 보면 ‘위원의 자격·임기'에는 "경찰업무 수행과 이해관계가 있는 자(유흥업소 등의 운영자·종사자 및 관여자)에 해당하지 않아야 한다"고 나와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야 하지만 호텔업이 (유흥업소가 아니라) 숙박업으로 분류돼 위원이 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지분관계까지는 모두 파악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버닝썬과 전원산업의 연결고리는 최 대표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버닝썬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경찰에 돈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는 버닝썬 이모 공동대표도 최근까지 ‘전원산업'의 사내이사로 활동했다.
경찰은 이날 강남서를 '버닝썬 사건' 수사에서 완전히 배제했다. 강남서는 이 사건의 계기가 됐던 김상교(28)씨 폭행·성추행 의혹 사건 등을 수사해왔지만 수사 무마·뇌물 수수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더욱 담보하기 위해 강남서가 수사 중인 버닝썬 클럽 폭력 사건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이송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며 "이제 강남서는 폭행과 성추행 등 버닝썬과 관련한 모든 사건에서 손을 뗀다"고 밝혔다.
[최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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