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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보기 두려워 않고…김시우 불꽃같았던 버디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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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7년 차' 김시우(24·CJ대한통운)의 플레이는 어리고 얌전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화끈하다. 2018~2019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평균 버디 부문에서 라운드당 4.86개를 잡아 12위에 올라 있다. 드라이브샷 거리는 66위(294.9야드)로 장타자 축에 끼지 못하지만 위험 상황에서도 주저하지 않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많은 버디를 잡는다. 그의 통쾌한 플레이가 최근 2주 연속 '톱5'의 성적으로 빛났다.

김시우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파71·7192야드)에서 열린 제네시스오픈(총상금 740만달러) 최종일 경기에서 버디 7개(보기 2개)를 잡아 5언더파 66타를 쳤다.

합계 12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김시우는 우승자 J B 홈스, 준우승한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에 이어 단독 3위에 올랐다. 지난주 AT&T 페블비치 프로암 공동 4위에 이은 2주 연속 상승세다. 2016년과 2017년 각각 1승씩 거뒀으나 지난해에는 우승컵을 수집하지 못했던 김시우가 다시 불꽃샷을 날리기 시작한 셈이다.

김시우는 24세밖에 되지 않았지만 어엿한 PGA 7년 차다. 2012년 말 '고교생 김시우'는 지금은 사라진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 떡하니 최연소로 합격했다. 당시 그는 "언젠가 마스터스에도 출전하고 타이거 우즈와도 맞대결을 펼쳐 보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2013년 데뷔한 김시우를 기다린 것은 장밋빛 길이 아니었다. 가시투성이 험한 길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만 18세가 되기 전에는 PGA 투어 회원이 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이듬해 8개 대회밖에 출전하지 못하는 바람에 투어 카드를 잃었다. 7번 컷탈락했고 한 번은 기권했다. 한 푼도 손에 쥐지 못한 것이다. 어린 선수가 견디기에는 너무 고통스러운 '성장통'이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2부투어로 내려갔다. 2부투어 첫해 성적도 참담했다. 19개 대회에서 컷통과한 게 고작 4번뿐이었다.

그래도 물러나지 않았다. 2부투어에 재도전한 김시우는 스톤브래 클래식 우승 등으로 상금랭킹 10위에 올라 기어코 PGA 정규투어 카드를 다시 따냈다. 그리고 2016년 마침내 역경을 넘고 한국인 다섯 번째 PGA 챔피언이 됐다.

최근 2주간 호성적으로 김시우는 상금랭킹 19위로 뛰어올랐다. 상금액수도 100만달러를 넘어 총 131만4417달러를 획득했다.

4라운드에서 컷통과한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김시우는 "버디 2개로 시작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공격적인 플레이가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대회 초반에 선두권에서 플레이하면서 조금 더 성적에 대한 욕심이 생겼고 자신감도 생겼다"며 "페블비치 톱10 진입 이후 마음도 편해졌다. 그 영향이 이번주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우승은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를 친 홈스에게 돌아갔다. 홈스는 2015년 4월 셸 휴스턴오픈 이후 약 3년10개월 만에 투어 통산 5승을 달성했다. 2011년 9월 뇌종양 수술을 받고 2012년 투어에 복귀한 홈스는 이후 2014년 5월 웰스파고 챔피언십, 2015년 4월 셸 휴스턴오픈에서도 우승컵을 수집했다.

이날 퍼트 한 번 하는 데 1분20초가 걸리는 등 늑장 플레이로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홈스는 선두에 4타 뒤진 상태로 경기를 시작해 짜릿한 역전극을 완성했다.

반면 3라운드까지 4타 차 선두를 달린 토머스는 이날 버디 3개, 보기 5개, 더블보기 1개로 4타를 잃고 우승을 놓쳤다.

특히 이날 9번홀까지 최근 190개 홀에서 한번도 '3퍼트'가 없었지만 10번홀(파4) 3퍼트, 그리고 13번홀(파4) 4퍼트 등 갑작스러운 퍼팅 난조로 무너졌다.

토머스의 절친 조던 스피스(미국)도 이날 하루에만 10타를 잃으며 무너졌다. 버디는 1개에 그치고, 보기 2개에 더블 보기, 트리플 보기, 쿼드러플 보기까지 골고루 하나씩 기록하는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특히 벙커샷만 다섯 차례 한 10번홀(파4)은 최악이었다. 그의 최종 성적은 공동 51위(1오버파 285타)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6언더파 278타 공동 15위로 자신의 재단이 개입된 대회에서 '톱20'의 성적을 냈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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