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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김보라, ‘SKY 캐슬’을 이끈 힘 [M+안윤지의 PICK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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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면 속에는 많은 것이 담겨있습니다. 주인공, 그를 받쳐주는 다른 인물, 의미를 담고 있는 물건, 분위기를 설명해주는 빛과 그림자까지 있죠. ‘안윤지의 PICK터뷰’에서 한 씬(scene)을 가장 빛나게 만든 주인공의 모든 걸 들려 드릴게요. <편집자주>

[MBN스타 안윤지 기자] 지난 2010년부터 현재까지 상처 입은 학생 역할을 주로 해온 배우 김보라는 다소 어두운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그는 연속적으로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 탓에 이미지가 점점 굳어갔으며 연기적 한계까지 만났다. 그러나 이런 고민들은 ‘SKY 캐슬’을 만나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대작을 이끄는 힘으로 변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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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보라가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MK스포츠 김재현 기자


◇ 김보라의 김혜나

JTBC ‘SKY 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 드라마다.

김보라는 극 중 김혜나로 분했다. 김혜나는 강예서(김혜윤 분)와 신아고 전교 1, 2등을 다투는 라이벌로, 예서 못지않게 뛰어난 두뇌와 성취욕을 지녔지만 바닥도 보이지 않은 흙수저 출신이다. 특히 김혜나는 극 초반에는 단순한 강예서의 라이벌 정도였지만, 극 후반에서는 ‘SKY 캐슬’을 이끌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한 스토리를 지녔다.

김혜나는 ‘SKY 캐슬’ 방영 내내 호불호가 공존했다. 캐릭터로만 봤을 때 아이의 인생이 너무 가혹하며 응원하는 반응이 있는 반면에 애가 너무 표독스럽다며 부정적인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부정적인 반응에 있어서 힘들기보다는 혜나가 안타까웠다.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는 건데 마냥 얄밉게만 보더라. 근데 그런 반응이 ‘기댈 곳 없어 안타깝다’라는 것보단 좋았다. 혜나는 기죽지 않으며 강한 아이였다.”

그의 상대는 또래가 아닌 염정아였다. 매번 염정아(한서진 역)와 팽팽한 기싸움을 펼친 김보라는 상대 눈빛에 밀리면 않기 위해 대본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고민했다.

“예서에게 ‘강준상(정준호 분)이 우리 아빠다’라고 소리치는 장면을 굉장히 많이 고민했다. 마냥 한 톤으로 가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중요한 장면이기 때문이었다. 나도 예서에게 흔들렸다가, 화도 냈다가, 결국 폭발하는 감정을 전달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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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보라가 MBN스타와의 인터뷰에서 JTBC 드라마 ‘SKY 캐슬’에 대해 말했다. 사진=MK스포츠 김재현 기자


◇ PICK-SCENE ‘SKY 캐슬’

김혜나는 다른 아역 배우와 다르게 기댈 곳이 분명하게 존재하지 않았다. 때문에 싸움을 할 땐 더 강해져야 했고, 더 독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의 이면에는 지독한 외로움이 자리 잡고 있었다.

“기 싸움을 할 때 정말 외로웠다. 아무래도 엄마가 살아계셨을 때는 예서와 기싸움을 하고 엄마에게 투정도 부리고 애교도 피웠지만, 돌아가시니 그런 존재는 없다. 예서는 엄마에게 짜증도 부리니까. 그런 부분들이 조금 날 외롭게 만들었다.”

김보라는 ‘SKY 캐슬’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극의 중심에 머물러있었다. 이런 그가 꼽은 ‘SKY 캐슬’의 최고의 장면은 무엇일까.

“당연히 상상씬이었다. 하버드를 다니는 세리(박유나 분)에게 모자를 받고 예서의 집을 우리 집마냥 자유롭게 걸어다니는 장면이다. 그 씬을 촬영하면서 재미있었고 편집된 방송을 보는 맛도 있었다.”

그가 설명하는 장면에서 시청자가 주목했던 건 다름 아닌 그가 한입 문 사과였다. 일각에서는 그 사과가 혜나의 욕망을 상징한다고 추측했다. 이에 대해 김보라가 직접 의미를 밝혔다.

“감독님이 사과를 무는 장면을 촬영할 때 아담과 이브를 설명하셨다.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보고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먹었던 것처럼, 혜나 또한 그런 느낌을 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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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가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MK스포츠 김재현 기자


◇ 김보라의 인생 PICK

지난 2004년 KBS 드라마 ‘웨딩’으로 데뷔한 김보라는 오랜기간 아역 배우 시절을 보냈다. 그는 현재까지도 교복을 입는 연기를 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점에 대한 에로사항이 있을 법도 했지만 김보라는 아니라고 단언했다.

“학생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무기라고 생각한다. 교복을 입는 건 아마 올해가 끝이 아닐까 생각하긴 하지만, 이런 것에 대한 아쉬움도 없고 즐기는 중이다. 현장에 가서도 날 실제 10대로 보기도 하니 반전을 주는 게 재미있더라. 난 혜나 이미지가 크게 자리 잡은 것 같다. 굳이 벗어나고 싶지도 않다. 김선아 선배님이 ‘김삼순’이란 캐릭터가 강하게 남아 있지 않나. 그럼에도 지금 좋은 작품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혜나가 붙어있는 게) 좋다.”

김보라는 근 15년간 연기 생활을 해오며 최고의 순간은 지금이라고 말했다. 7~8년 전 활동했던 모습이 다시 주목을 받는 모습도 너무나 신기하다고 전했다.

“15년 동안 연기하면서 이렇게 크게 주목받은 적은 없었다. ‘SKY 캐슬’ 혜나로 패러디 영상도 보고, 개인적인 영상이 올라오기도 한다. 어떤 팬분은 밴드 혁오처럼 날 ‘나만 아는 배우였는데 유명해지는 게 아깝다’고 말하기도 하더라. 여러 반응이 있는 게 신기하다.” 안윤지 기자 gnpsk13@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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