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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버닝썬 사태

반전에 반전 '버닝썬'...마약·성추행·경찰유착 '영화'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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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가수 승리 클럽’→"운영 안했다"
②손님 "구타 당했다. 클럽-경찰 유착"
③클럽 "손님이 여성 2명 성추행"
④피해녀, ‘마약유통책’의혹 받는 클럽직원
⑤강남서 배제하고, 서울청 수사 전담

지난해 2월 문을 연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은 1억원짜리 양주세트인 ‘만수르 세트’ 같은 고가(高價) 전략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아이돌 빅뱅 멤버인 승리가 운영한다’, ‘물이 좋다’는 입소문까지 나면서 강남의 대표적 클럽이 됐다. 크고 작은 추문이 있었지만, ‘술집에서 일어나는 통상적인 사고’라 여겨졌다.

최근 한 달 사이, 이 클럽은 ‘마약, 성폭행, 경찰 유착’ 등 여러 의혹의 중심에 섰다. 논란이 되자 승리는 "클럽을 운영한 적은 없다"고 발을 뺐고, 버닝썬은 17일자로 영업을 종료했다. 이 클럽의 한 직원은 자신의 SNS에 "업장 사정으로 17일 일요일부터 영업이 종료되고, 새로운 업장으로 2∼3개월 뒤 재오픈할 예정"이라는 글을 남겼다.

◇최초 주장:"클럽에서 맞았고, 경찰이 클럽 편 들었다"
사건은 지난달 클럽 손님 김상교(28)씨의 폭로와 이어진 네티즌들의 청와대 청원에서 시작됐다. 김씨가 "지난해 11월 클럽 버닝썬에서 끌려가는 여성을 보호하려다가 클럽 관계자에게 폭행당했고, 경찰이 클럽 편을 들면서 나를 폭행하고 입건했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김씨는 "클럽에서 손님들이 마약을 투약해 여성을 성폭행한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여론이 불처럼 일어나 청와대 청원에도 이 사건이 올라왔고, 클럽 종업원이었다는 사람들의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클럽 측은 "김씨가 클럽에서 여성을 성추행해 제압하다 논란이 생겼다"고 맞섰다. 피해 여성 두명이 김씨를 경찰에 고소한 사실도 알려졌다. 그가 성추행 사건 피의자로 경찰에 출석하면서, 김씨 주장의 ‘신뢰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일어난다. 김씨를 고발한 여성 2명 중 1명이 이 클럽 ‘내부자’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문제의 인물은 중국인 파 모(26)씨로 버닝썬에서 ‘애나’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손님을 끌어오는 ‘MD’역할을 맡아왔다. 한 매체는 이 여성이 과거 마약 전력이 있다고도 보도했다. 일부에서는 버닝썬이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성추행 고소’를 유도했을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성추행 피해자’는 ‘마약 공급자’ 혐의 받는 중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지난 16일 "클럽에서 마약을 팔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애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4시간 동안 조사한 후 17일 새벽에 귀가시켰다.

경찰은 이 여성에게 VIP 고객에게 실제로 마약을 판매했는지, 클럽과는 어떤 관계인지, 클럽 에서 조직적인 마약 투약과 유통이 이뤄졌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고, ‘애나’는 관련 혐의를 전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사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17일 "서울 강남의 클럽 전반을 대상으로 마약류와 관련한 위반 사항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며 "손님을 유치하고 수수료를 받은 'MD'들의 경우 여러 클럽과 계약을 맺고 일하는 만큼 수사확대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마약류 투약 등 혐의를 받는 또 다른 버닝썬 직원 B씨는 이미 지난 14일 체포돼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이문호 버닝썬 대표, 영업사장 한 모씨에 대한 참고인 조사 과정에서 소변과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강남서 "성추행 피해녀, 클럽 직원 아니다" 섣부른 해명
강남서는 사건 초기 "피해자 2명 중 1명이 클럽 직원이라는 일각의 주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2명 모두 클럽 직원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었다. 김상교 씨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당사자가 버닝썬 직원이 아니라고 못박은 것이다. 그러나 지난 13일 광수대는 "애나가 강남서에 김씨를 성추행으로 고소한 중국인 여성"이라고 발표했다.

강남서는 "고소인이 조사를 받을 당시 무직이라고 밝혔다"며 ‘애나와 버닝썬의 관계를 몰랐다’는 입장이다. 강남서가 알고도 거짓말을 한 건지, 처음부터 모르고 있던 것인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 점에 대해서는 경찰 내부에서도 "기본적인 사실을 어떻게 모를 수 있냐, 기초조사가 부실했던 것 같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성추행 사건은 현재 경찰이 버닝썬에서 확보한 폐쇄회로(CC)TV의 디지털포렌식(훼손된 데이터 복원 기법)을 통해, 성폭력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또 클럽 VIP룸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성관계 영상의 촬영자도 특정하기 위해 클럽 관계자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동영상이 유포된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수사도 함께 진행 중이다.

◇버닝썬과 강남서·역삼지구대 ‘유착설’은 어디까지 사실?

조선일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4일 오후 역삼지구대(사진위)와 클럽버닝썬을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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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과 경찰의 유착설’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광수대와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14일 수사관 35명을 버닝썬과 역삼지구대에 보내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클럽 회계장부, 지난해 개업 이후 클럽 관련 112 신고 전량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했던 경찰관의 신원확인부터 클럽 임직원들과 경찰관 간의 통화내역, 금융거래내역도 함께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측은 "마약과 성범죄, 경찰 유착 등 제기된 의혹을 밝히기 위한 자료를 중점적으로 수색했다"며 "역삼지구대에서 내부 CCTV와 순찰차 블랙박스, 바디캠 등 영상자료도 확보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흥업소와 경찰의 유착 의혹에 관한 수사인 만큼, 구설수를 피하기 위해 대부분의 수사가 서울청을 중심으로 진행된다"고 했다.

[최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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