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십억 버는 클럽서 마약 유통하겠나”라는 경찰, 버닝썬 대표 수사 제대로?

클럽 버닝썬.

클럽 내 성폭행과 마약 투약 의혹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진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과 관련한 의혹을 수사 중인 한 경찰 관계자가 클럽에서 마약 유통이 없었다고 예단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런 태도를 가진 경찰이 버닝썬 의혹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의 한 경찰 관계자는 13일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자리에서 클럽 내 마약 유통 의혹과 관련해 “(마약 사건으로) 버닝썬 클럽과 관련돼 입건한 사례가 한두 건 있어 수사하고 있다”며 “기존(의혹이 불거지기 전)에 수사했던 사안도 있고, 과거 사례를 토대로 수사를 더 깊이 하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마약과 관련한 내용은 사실 지속적이고 일상적으로 수사해온 내용”이라며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을 보면 팩트와 벗어난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마약 유통과 관련해 확인한 정황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생각을 해보라. 상식적으로 몇십억씩 돈을 버는 클럽에서 마약을 유통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선입견은 아니다”라며 “물론 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발언에 대해 관련 의혹을 조사해야 하는 경찰이 클럽에서 마약 유통이 없었다고 단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누리꾼들은 “경찰이 수사를 하는 데 있어서 답을 정해놓고 하네?”, “몇십억씩 못 버는 자영업자들은 잠재적 마약사범인가”, “경찰 자질의 문제네, 범죄가 상식선에서 나온다는 발상을 갖고있는 자체가 놀랍다”, “경찰이 버닝썬 대변인인가?” 등이라며 비판했다.

한편 경찰은 13일 오후 버닝썬 대표이사 이문호 씨와 영업사장 한모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약 8시간에 걸쳐 조사했다. 경찰은 이 시와 한 씨를 상대로 클럽 내 마약 사용 및 유통 여부에 대해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버닝썬 내 마약 등 의혹과 관련해 추가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