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묘한 가족’에서 시골 주유소집 맏며느리 남주 역을 연기한 배우 엄지원./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코미디 영화 ‘기묘한 가족’에 출연한 배우 엄지원은 이렇게 말했다. 엄지원은 이번 영화에서 강한 생활력과 카리스마로 집안을 이끄는 맏며느리 남주 역을 맡았다. 시골에 나타난 좀비에게 물려 마을 사람들이 회춘하고, 시누이는 좀비와 사랑에 빠지는, 엉뚱하면서도 색다른 발상의 영화에 엄지원은 매료됐다.
“영화 ‘조용한 가족’을 좋아하는데 ‘기묘한 가족’을 읽고는 ‘조용한 가족’과 ‘늑대소년’을 합쳐놓은 느낌을 받았어요. 극 중 가족들 중에 남자들은 수다스러운데 여자들은 무뚝뚝하잖아요. 그런 콘셉트로 가는 것도 좋겠다 싶었죠. 캐릭터가 되기 전까지 힘들 때도 즐거울 때도 있는데, 남주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즐거웠습니다.”
영화 ‘기묘한 가족’의 한 장면.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남주의 외형적인 모습에 신경을 썼어요. 시크하고 무뚝뚝한 것에 비해 만삭이라든가 하는 설정은 클리셰적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 것들을 변화시키고 싶었어요. 뽀글머리는 가발이에요. 동료배우들에게 물어보고 잘한다는 여의도 가발집에 맞췄죠. 가끔 귀여운 면모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목에 쁘띠 스카프를 두르고 나오기도 해요. 엄지원이라는 이름이 자막에 나왔을 때 ‘엄지원이었구나’ 싶을 정도의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엄지원은 “연기는 스스로를 깨부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연기는 스스로를 깨부수는 과정이에요. 자기 안에 있는 걸 끌어내고 창피한 걸 이기고 알을 깨고 나오는 일이죠. 와일드하고 엉뚱한 남주를 10년 전에 했으면 부끄러웠을 것 같아요. 예뻐 보이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지 못했을 것 같아서요. 나를 포장하고 싶은 마음, 그걸 허물고 깨면서 또 다른 모습에 도전하고 있어요. 하지만 여전히 깨지 못한 부분이 남아 있기도 해요. 그런 저를 발견하면서 또 돌아보게 됩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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