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반도체 경기 둔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고용시장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또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허리 격인 30∼40대 남성 취업자가 제조업 등 전방위적으로 급감하고 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고용동향에 따르면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17만9000명), 농림어업(10만7000명) 등에서 늘었지만 제조업(-17만명), 사업시설관리ㆍ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7만6000명), 도매ㆍ소매업(-6만7000명), 건설업(-1만9000명) 등에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부터 줄고 있는 제조업 취업자는 감소 폭이 전달(-12만7000명)보다 확대됐다. 전자장비·전기부품 장비를 중심으로 감소 폭이 커졌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수출·출하 조정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호황이 꺾인 반도체 업황은 최소 올해 상반기까지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IT전문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4분기 D램의 평균 판매가격이 전분기보다 8% 가까이 떨어졌고, 올해 1분기에는 가격 하락세가 더 가파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또 부동산 경기 부진 영향으로 건설업 취업자 수는 1만9000명 감소했다. 2016년 7월(-7000명) 이후 2년 6개월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연령계층별 취업자는 우리 경제의 허리격인 40대(-16만6000명)와 30대(-12만6000명)에서 각각 줄었다. 특히 지난해 40대 취업자수는 전년대비 11만7000명 급감해 1991년 26만6000명 감소한 후 27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 들었다. 지난해 30대 취업자수도 전년대비 6만1000명이 줄어 3년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성별 취업자에서는 남성의 경우, 60대 이상(15만2000명)만 증가하고 30대(-10만4000명), 40대(7만3000명), 50대(-2만5000명), 20대(-1만8000명) 등 대부분 연령층에서 줄어 총 7만9000명 감소했다. 반면 여성은 40대(-9만4000명), 30대(-2만2000명) 등에서 줄고 20대(5만3000명), 50대(6만9000명), 60대 이상(11만2000명)에서 증가해 전체적으로 9만8000명이 늘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4만9000명 줄어들면서 전달(-2만6000명)보다 감소 폭을 키웠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만2000명 줄었다. 직업별로는 기능원 및 관련 기능종사자,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종사자, 단순노무 종사자 등이 31만4000명 줄었다. 2013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폭 감소다.
고용률은 59.2%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1년 전보다 0.3%포인트 하락해 65.9%를 기록했다.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0.7%포인트 상승한 42.9%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30∼40대 남성 취업자가 제조업 등에서 전방위로 줄어든다는 것은 불안한 신호”라며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핵심생산인력은 줄이지 않는 게 일반적인데, 주력계층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것은 경제가 정말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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