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옆모습이 닮았다‘2018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강전 한국-베트남의 경기가 29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렸다.경기 전 박항서 감독과 김학범 감독이 인사를 하고 있다. 2018. 8. 29.보고르(인도네시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박항서 효과’가 아시아 전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항서 감독 부임 후 베트남은 아시아 축구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베트남은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을 차지했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에 올랐다. 12월엔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챔피언에 등극했다. 최근에는 아시아 최대 무대인 아시안컵에서 8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계속된 선전은 베트남이 더 이상 약체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베트남은 이제 아시아에서 나름의 경쟁력을 갖춘 팀이 됐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을 봐도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베트남 선수들이 국내를 떠나 아시아와 세계 다양한 무대로 떠나고 있다. 지난 아시안컵이 베트남 선수들에겐 일종의 쇼케이스가 된 모양새다.
베트남 에이스인 응유옌 꽝하이는 스페인 데포르티보 알라베스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는다. 꽝하이는 덴마크 1부 리그 클럽으로부터 강력한 러브콜을 받았지만 더 큰 무대에서 도전하겠다는 각오로 제안을 거절했다. 인천도 꽝하이 영입에 관심을 보였으나 꽝하이의 스페인 도전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 유럽 축구의 중심인 스페인에서 꽝하이가 활약하게 된다면 베트남 축구의 가치와 위상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 있다.
아시안컵에서 2골을 터뜨리며 인상 깊은 활약을 한 응유옌 꽁푸엉은 K리그 인천에 입성했다. 꽁푸엉은 신장 168㎝의 단신이지만 빠르고 기술이 좋다. 피지컬이 약점으로 꼽히지만 지난 아시안컵에서 이란이나 일본 같은 강팀들을 상대로 선전한 만큼 K리그에서도 좋은 활약을 기대하게 만든다. 마케팅, 홍보 등 부수적 효과도 있지만 그보다 실력 자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K리그 인천과 강원에서 빛을 보지 못한 쯔엉은 태국 최고의 명문 부리람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부리람은 태국 챔피언으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는 팀이다. 태국 리그에서는 가장 화려한 스쿼드를 갖추고 있다. 중앙 미드필더로 고슬기, 유준수 같은 K리그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을 영입한 과거가 있다. 부리람은 쯔엉의 기량을 높이 평가하고 아시아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을 품었다. 쯔엉에 이어 베트남의 주전 골키퍼 당 반람도 태국 전통의 강호 무앙통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었다. 구단 역사상 골키퍼 최고액 연봉인 12만 달러(약 1억3000만원)를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이 라이벌 국가인 베트남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은 그만큼 이들의 실력을 인정한다는 의미다.
베트남에서 도전하는 한국 지도자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박항서 감독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과거엔 염두에 두지 않았던 베트남 무대가 약속의 땅이 됐다. 정해성 감독은 호치민FC 감독으로 부임했다. 캄보디아를 이끌었던 이태훈 감독은 정해성 감독이 있던 호앙아인잘라이 사령탑에 올랐다. 올해에는 이흥실 감독이 승격팀인 비엣텔을 맡게 됐다. 인천 산하 유스팀을 이끌던 전재호 코치가 비엣텔 수석코치에 올랐고, K리그와 중국 등지에서 일했던 김광재 트레이너도 합류했다. 국내 유소년 축구의 산실로 불리는 김희태축구센터는 베트남 유소년 육성 아카데미 PVF와 손을 잡고 국내 베트남 다문화가정 유소년 축구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박항서 감독이 만든 큰 성공이 베트남과 한국 등 아시아 전역에 걸쳐 큰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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