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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대전] 이현호 기자=황인범(22)이 정들었던 대전 시티즌을 떠나 미국 프로축구(MSL)의 밴쿠버 화이트캡스로 떠난다. 마지막 자리에서 그는 "더 성장해서 대전으로 돌아와 성대한 은퇴식을 갖는 게 목표다"라며 재회를 약속했다.
'대전의 아들'로 불리는 황인범은 대전 문화초-대전 유성중(대전시티즌 U-15)-충남기계공고(대전시티즌 U-18)를 거쳐 2015시즌 대전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아산 무궁화 시절을 제외하고는 대전에서만 88경기에 출전해 15골 11도움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다.
황인범은 대표팀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김학범 감독이 이끌던 지난 2018 자카르파-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동시에 병역 면제 혜택까지 거머쥐었다.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소집되어 A매치 데뷔전과 데뷔골을 넣으며 신고식을 마쳤고, 기성용의 후계자로 불리며 주가를 높였다.
지난 1월 말, 2019 AFC 아시안컵을 마치고 귀국한 황인범은 밴쿠버로의 이적을 공식 발표했다. 대전은 보도자료를 통해 "유럽 몇몇 클럽에서도 황인범 영입에 큰 관심을 보였지만 밴쿠버가 가장 적극적인 태도로 협상에 임하면서 선수와 구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면서 이적 소식을 전했다.
대전은 10일 오전 10시 대전월드컵경기장 1층 인터뷰실에서 개최한 황인범 이적관련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황인범은 "비록 지금은 대전을 떠나는 마지막 자리로 이 자리에 섰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먼 훗날 대전에 돌아올 것이라고 약속하고 싶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멋진 선수로 성장해서 꼭 돌아오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물론 유럽 쪽에서도 관심을 전했다. 제 개인적인 꿈만 생각하지 않았다. 구단에 충분한 이적료를 안겨줄 팀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유럽 팀들에서는 그 정도의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밴쿠버에서는 간절함을 보여줬다. 이 팀에서는 실패할 확률이 적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생각할 시간과 휴식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 축구선수로서 더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 언어적인 부분도 노력해서 최대한 빨리 적응하겠다. 대전에서 너무 큰 사랑을 받았다. 밴쿠버에서도 사랑을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MLS에 몸담고 있는 김기희(시애틀 사운더스)와 밴쿠버에서 뛰었던 이영표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김기희 선배님은 아직 뵌 적도 없고 개인적으로 연락한 적이 없다. 이영표 선배님은 먼저 연라해주시며 이적에 관련된 현실적인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미국 진출이나 유럽 진출에 대해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님이 미국행에 조언을 해줬다는 말에 대해 "벤투 감독님의 조언은 없었다. MLS가 많이 성장했다는 말씀은 해주셨다. 그러나 이적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을 해주시지 않았다. 벤투 감독님이 밴쿠버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안다. 아마도 구단과 이야기를 나누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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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팬들이 말하는 저의 약점을 잘 알고 있다. 선수라면 더 힘든 무대에 직접 부딪히며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진패스에서의 실수를 줄이고 세밀함을 높이겠다. 세트피스에서도 킥의 정확도와 날카로움을 높여야 겠다고 생각한다. 언어적인 준비와 함께 피지컬 약점도 채우겠다. 많은 생각을 했다. 직접 경기에 나서 생각을 해봐야할 것 같다"고 생각을 전했다.
또 "저 역시도 지난 22년 동안이라는 시간 동안 대전 시티즌을 지켜봤다. 팬과 선수 입장에서 건강한 경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제가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경신했다. 이 예산을 가지고 얼마나 잘 쓰일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 남아있는 선수들과 팬들에게 최대한 긍정적으로 쓰이면 좋겠다"며 대전을 걱정하는 마음도 전했다.
황인범에게 대전은 어떤 구단일까. 그는 "집이라고 생각한다. 아산 무궁화에서 10개월 정도 뛰고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정말 편했다. 어떻게 생각하면 선수로서는 좋지 않은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편했다"면서 "제 성장에 있어서는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도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밴쿠버 팬들도 저를 사랑해줄 수 있을지 확인하고 싶어 도전했다"고 답했다.
황인범은 대전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김은중 코치의 은퇴식을 직접 보면서 성공한 선수의 마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제가 성장해서 대전에 돌아오면, 욕심을 부려서 더 성대한 은퇴식을 치르고 싶다. 김은중 코치처럼 제 6번도 영구결번이 될 정도로 큰 선수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끝으로 황인범은 "고종수 감독님께 죄송스럽고 감사한 마음이 크다.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서 아직까지 연락을 못 드렸다. 3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축구 내외적으로 좋은 말씀 해주셨다. 그래서 더욱 감사하고 죄송하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때 제가 부상을 당했을 때 출전시키지 않았다. 구단에서는 가장 중요한 시기였지만 선수의 미래를 위해 어렵게 내린 선택을 보고 정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마무리했다.
사진=윤경식 기자, 이현호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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