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첫 불펜 피칭에 나서는 두산 배영수 | 두산 베어스 제공 |
[오키나와=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본격적으로 부활을 향한 시동을 건다.
두산맨으로 변신한 ‘100승 투수’ 베테랑 배영수(38)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합류 엿새 만인 10일 구시가와 구장에서 첫 불펜 피칭에 나선다. 두산 관계자는 하루 전 “워낙 베테랑이어서 스스로 몸을 잘 관리한다. 그동안 가볍게 몸을 만들었는데 마침내 첫 불펜 피칭을 하게 됐다”며 “보통 30개 정도 던지는데, 투구 수는 스스로 컨디션을 고려해서 조절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배영수는 지난 시즌 막판 한화에서 전력 외로 분류된 뒤 방출 요청으로 한동안 실전 경기에서 멀어졌다. 두산의 부름을 받은 뒤 ‘한 번 더’ 기회를 잡은 그는 누구보다 절박하게 새 시즌을 대비했다. 지난달 오키나와에서 한화 시절 후배들과 개인 훈련을 했다. 그러다가 두산의 1차 전지훈련지인 오키나와 출국 이틀 전인 지난달 29일 부친상을 당해 지난 4일이 돼서야 합류했다. 그간 캐치볼과 웨이트트레이닝, 수비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그러나 불펜 피칭만 훈련 일정에 잡지 않았다.
프로 20년차 베테랑답게 스스로 리듬을 제어하고 있다. 지난달 오키나와 개인훈련을 마친 뒤 두산 창단 37주년 기념식에서도 그는 ‘기본’을 강조했다. 팔꿈치 수술 이후 직구 구속이 크게 떨어진 과거를 떠올리면서 1990년대 대스타였던 송진우, 정민태, 정민철 선배의 훈련법을 떠올렸다. 배영수는 “(선배들이)많은 이닝을 부상 없이 던진 건 기초 체력을 완성한 덕이었다”며 “체력이 뒷받침되니 많은 훈련량도 무리없이 소화했다”고 강조했다. 그 역시 지난 개인훈련서부터 몸에 힘을 뺐다. 무리하게 힘을 내는 게 아니라 현재 몸으로 자연스럽게 공을 던지는 방법을 찾았다. 캐치볼이 기초 중 기초다. 후배들에게도 강조하고 있다. 한 번은 이동원, 홍상삼에게 “캐치볼 할 때부터 손목에 신경 써라”고 조언했다. “손목을 세워서 던져야 빠지는 공이 없다”는 얘기였는데 본인도 과거 박동희 선배에게 배운 것이라면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현역 최다승인 ‘137승 투수’ 배영수의 올 시즌 목표는 수치가 아니다. 선수 황혼기에 뽐낼 수 있는 최선의 야구를 펼쳐 명예 회복을 하는 것이다. 지난 시즌엔 구위가 무너졌다. 한화에서 11경기 55⅔이닝 동안 선발마운드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6.63으로 6월을 넘기지 못했다. 하지만 ‘기본기’를 부활 키워드로 잡은 그는 오키나와에서 벼랑 끝 심정으로 다시 공을 움켜쥐고 있다. 베테랑의 이런 간절한 마음을 보고 후배들도 한 발짝 더 뛰고 있다.
한편, 두산은 전날 오키나와에 도착한 또다른 베테랑 투수 권혁이 이날 훈련에 참가한다. 배영수와 권혁이 한데 어우러져 베어스 군단의 스프링캠프 열기를 한층 끌어올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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