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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킹덤' 김은희 작가 "한국적이고 정말 재밌는 이야기 하고 싶어"[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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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김은희 작가가 쓰는 것은 조금 새롭고 조금 재밌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넷플릭스 ‘킹덤’은 제작단계부터 화제를 모았고 지난달 시즌 1 공개 이후에도 국내외 시청자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의 첫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로서 막대한 제작비와 190여개 국가 동시 방영 뿐만 아니라 ‘싸인’ ‘유령’ ‘시그널’ 등을 만들어낸 김은희 작가 그려낼 ‘조선시대 좀비 이야기’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김은희 작가가 2011년부터 구상했던 ‘킹덤’은 만화 ‘신의 나라’로 먼저 세상에 나오긴 했지만 넷플릭스를 만나 영상으로 구현될 수 있었다. 김 작가의 머릿속에 있던 한국형 좀비는 조선시대에서 살아났고 파격적인 전개와 영상으로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그는 “‘킹덤’을 사석에서 여러번 어필해도 좋은 반응이 아니었고 공중파에서 틀기는 힘들 것 같아 절대로 영상화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시그널’이 끝나고 넷플릭스와 우연히 만났는데 ‘여기서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내가 쓴 대본이 몇백억 가까운 돈을 들여서 좋은 배우와 좋은 감독님과 같이 일을 하고 넷플릭스에서 나온다는 것이 뿌듯하고 꿈 같은 일”이라며 미소지었다.

덧붙여 김 작가는 “내가 잘하는 것만 하고자 했다”면서 “작업실에서 작업만 하기에 예견할 수 없는데 플랫폼이 다양화 되는 것은 창작자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시청자는 다양한 것을 볼 수 있다. 공룡이 온다고 하지만 국내기업에게도 경쟁력을 키우는 기회가 될 것 같다”며 넷플릭스와 플랫폼 변화에 대한 입장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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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물’은 오래전부터 서구권에서 다양한 장르와 포맷에서 다뤄지며 두터운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는 소재다. 최근 영화 ‘부산행’과 ‘창궐’ 등으로 국내에도 친숙해졌지만 김은희 작가의 좀비는 조선 시대라는 권력에 대한 탐욕과 민중의 배고픔이 결합해 만들어진 역병의 산물로서 서양의 것들과는 결이 달랐다.

“‘킹덤’을 집필하면서 화이트 보드에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문구를 써 놓고 시작했다. 신체 훼손이 절대 불가한 유교적인 세계에 좀비를 가져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좀비가 된 양반이 서민을 덮친다고 머리를 자를 수 있을까. 다른 배고픔을 가진 계층간 분배가 안되는 현실 속 왕부터 계층간의 구분이 확실하지만 오히려 좀비는 한덩이가 돼서 더 평등해 보인다.”

특히 ‘킹덤’ 속 좀비는 다른 작품 속 좀비와 달리 굉장히 빠른 특징을 가지고 있고 한국적인 배경과 만나 색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김 작가는 “배고픔이 음식뿐 만 아니라 허기, 갈구인데 인육을 먹을 정도의 심한 배고픔이 있다면 빠르게 달릴 수 있지 않을까. 툇마루 밑으로 숨어들거나 쌍칼을 찬 채로 몸부림치는 좀비 등도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또 한양에서 가장 먼 도시면 좋겠다고 생각해 자연스럽게 동래가 떠올랐는데 낙동강을 따라서 올라오는 물길의 풍경과 좀비가 자연스럽게 잘 어울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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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의 또 다른 백미는 김은희 작가와 김성훈 감독이 벌인 판위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향연이다. “주지훈, 류승룡 선배님은 말할 나위가 없고 김성규는 배우가 이렇게 몸을 쓸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또 허준호는 동래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관리가 아닌 상주에서는 자기 자리에서 백성들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 분은 나이가 드실수록 눈빛이 더 좋아지시는 것 같다. 너무 만족하고 있다.”

반면, 데뷔 20년만에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한 배두나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존재했다. 김 작가는 “연기 논란이 있지만 대장금의 의녀가 아닌 시골 의녀다. 전란에 치이고 부모에게 버림받은 투박한 시골 의녀를 생각했는데 해석을 잘 하셨다고 생각한다. 서비 뿐 만 아니라 다른 캐릭터도 시즌 1에서 표현이 안된 것이 많아 시즌 2를 보면 더 잘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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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공개된 ‘킹덤’의 시즌1은 6부작으로 다른 넷플릭스 드라마에 비해 편수가 많지 않아 시즌2에 대한 의견과 기대가 많다. 사실 8부작으로 시작한 킹덤은 이를 다시 6부작으로 조정해 시즌 1이 먼저 나왔고 이제 2월 중순부터 시즌 2 촬영이 시작됐다.

“내가 16부작에 익숙한 사람인데 넷플릭스는 짧은 러닝타임을 선호하다보니 8부작을 12부로 한다면 제작기간이 무한대로 늘어나게 될 것 같았다. 지금 시즌1은 16부작으로 본다면 3부 중반까지 간 느낌이다. 시즌2에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만들어진 캐릭터를 통해서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김 작가는 “제 장점은 열심히 성실하게 쓰는 것이다. 김은숙 작가님도 ‘우리가 대본 안쓰면 어디 다 쓰겠니’라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노트북 앞에서는 굉장히 힘들지만 막상 떠나면 불안하다. 내 대본이 영상화 되는 것이 좋아서 잘 쓰고 싶고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킹덤’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김은희 작가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시그널’ 시즌2 도 해야하고 한국적인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 우주나 우주선이 아닌 한국적인 SF물이나 호러라기 보다는 빙의 드라마도 기획하고 있다. 실체가 보이건 보이지 않건 재밌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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