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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이슈 버닝썬 사태

"공짜술은 이젠 안마셔요"…'버닝썬'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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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권용일 기자] [르포]논란 후 31일 첫 영업 평소보다 한산..."지인이 주는 술만 먹어요"...버닝썬 직원 인터뷰 막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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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밤 11시 막 문을 연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은 평소보다 손님이 없어 조용했다. 초록색 표시가 버닝썬 입구. /사진=권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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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로 주는 술은 기분 좋게 마셨죠."

대학생 강모씨(21)가 태연하게 말한 뒤 '버닝썬'으로 들어갔다. 버닝썬에 평소 자주 온다는 강씨는 "VIP 말고 일반 손님에게도 무료로 술을 줘서 자주 마셨다"며 "술을 마신 뒤 별 이상은 없었다"고 말했다.

◇버닝썬 논란 후 평소보다 한산=지난달 31일 밤 11시 찾은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은 어김없이 문을 열었다. 이달 28일 직원 집단폭행과 일명 '물뽕'(GHB)을 이용한 성폭력 등 온갖 의혹에 휘말린 이후 첫 영업일이었다.

유명 아이돌그룹 멤버가 경영에 참여했고 1억원짜리 초고가 메뉴로 유명세를 탄 클럽이지만, 최근 논란으로 예전과 사뭇 다른 관심이 클럽 문앞에 쏠렸다.

클럽 앞은 고요했다. 밤 11시 오픈한 지 1시간이 지나도록 클럽을 찾는 입장객은 10명이 채 되지 않았다. 클럽 출입구 두 곳에는 2~3명씩 조를 짜고 있는 직원이 경계하듯 서 있었고, 매장 안 소비품이 박스에 담겨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를 지키고 있던 가드 A씨는 "오늘은 평소보다 조용하다"고 말했다. 최근 여러 매체에서 폭행 등 논란을 의식한 분위기다.

자정이 넘자 입장객이 서서히 늘어났다. 20대 초중반 입장객은 버닝썬 논란을 모르는 듯이 태연하게 클럽에 입장했다. 영하 5도까지 떨어진 날씨에 "너무 춥다"면서도 클럽으로 향하는 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친구에게 "여기 언덕길은 올 때마다 숨이 찬다. 괴베레스트(육군학생군사학교 훈련장이 있는 괴산의 에베레스트) 같다"면서도 클럽을 찾은 이도 있었다. "친구가 안에서 기다린다"며 걸음을 재촉하는 이들도 있었다.

클럽을 찾은 이들은 최근 논란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버닝썬에 5번 정도 와봤다"는 대학생 김모씨(20)는 "어차피 친구나 지인이 주는 술 아니면 안 마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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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후 클럽 버닝썬 앞의 모습. /사진=김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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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앞 경계는 삼엄했다. 2개뿐인 입구를 가드 7명이 지키고 섰다. 가드들은 입장객을 일일이 금속탐지기로 검사했다. 수입차로 가득한 주차장은 주차요원이 상시 대기했다.

입장객에 말을 걸자 가드 2~3명이 다가와 "요즘 분위기도 분위기"라며 "누구한테 연락받고 오는 거 아니면 영업장 근처서 인터뷰하면 곤란하다"고 대화를 저지하기도 했다.

기자는 청바지를 입었다며, 버닝썬의 드레스코드에 맞지 않는다며 입장을 거부 당했다. 버닝썬의 드레스코드는 '청바지 불가, 슬리퍼나 샌들 금지, 회사원 정장이나 반바지도 금지'라고 한다. 기자라는 낌새를 차리고 입장을 막는 느낌도 들었다.

◇다른 클럽으로 발길…남이 주는 술은 안먹는다=버닝썬 논란을 의식해 다른 클럽을 향한 이들도 있었다. 평소 버닝썬에 자주 온다던 정모씨(21)는 "다른 클럽도 많은데 굳이 이 시점에서 버닝썬을 가고 싶진 않다"며 "이 사건 터지고 다른 클럽에서도 남이 주는 술은 절대 안 먹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닝썬'은 최근 김모씨(28)가 직원 집단폭행·경찰 과잉진압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 사건과 별개로 최근 직원 1명이 여성 고객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고, VIP룸에서 대마초 논란 등 각종 의혹이 나왔다.

경찰은 서울지방청 광역수사대를 투입해 성폭력과 마약 등 형사사건 내사에 착수한 한편, 총경급 간부를 단장으로 한 합동조사단을 꾸려 초동대응 적절성 조사에 나섰다.

이영민 기자 letswin@, 권용일 기자 dragon1_12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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