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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 레알 마드리드 → 바르셀로나 → 다시 레알 마드리드. 최근 한 달간 백승호(22, 지로나)가 상대했던 팀들이다. 이른바 '라리가 삼대장'과 격돌한 백승호다.
지로나는 1일 오전 5시(한국 시간) 스페인 지로나의 에스타디 몬틸리비에서 열린 2018-19시즌 코파 델 레이 8강 2차전 레알과 경기에서 1-3으로 졌다. 카림 벤제마에게 2골, 마르코스 요렌테에게 1골을 내줬다. 포로의 만회 골이 힘을 내지 못했다. 1, 2차전 합계 3-7로 4강 진출이 좌절됐다.
백승호는 아틀레티코와 국왕컵 16강 1차전 67분, 레알과 국왕컵 8강 1차전 31분, 라리가 바르사전 4분에 이어 레알과 국왕컵 8강 2차전에도 68분을 뛰었다.
2017-18시즌 바르사에서 지로나로 이적한 백승호는 지로나의 2군 페랄라나에서 한 시즌 간 뛰며 부족한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2018-19시즌 1군 무대에 등장한 백승호는 비유럽쿼터 문제로 좌절을 겪기도 했지만 기회를 잡았다.
그 시작이 아틀레티코전이다. 백승호는 1군 데뷔전을 라리가에서 수비가 가장 단단한 팀 중 하나인 아틀레티코전을 상대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이어 레알전 그리그 바르사에 이어 레알과 경기를 치렀다. 한 달 사이의 일이다.
물론 제한된 시간을 뛰었고 강팀을 상대로 했기 때문에 선 수비 후 역습의 지로나 전술에서 백승호는 볼을 많이 잡지 못했다.
하지만 적은 기회 속에서도 볼을 잡으면 백승호는 침착했다. 레알과 1차전에서 보여준 '환상 탈압박'이 그 예다. 후반 45분 백승호는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았다. 토니 크로스와 루카스 바스케스의 강력한 압박을 가볍게 벗겨낸 백승호는 요렌테까지 자신에게 달려들자 볼을 안쪽으로 꺾어 재치 있게 벗어났다. 이때 순간 달려든 크로스와 요렌테 사이를 환상 턴으로 또 벗겼다.
68분간 뛴 2차전에서 백승호는 전반 4분 강력한 슈팅, 전반 8분과 16분 간결한 터치로 상대 중심을 무너뜨렸다. 전반 29분엔 다니 카르바할을 앞에 두고 발꿈치로 절묘한 턴을 보여줬다. 후반 5분에도 골키퍼의 전진패스를 그대로 돌아 공격 전개를 유려하게 이끌었다. 축구 지능이 돋보인 장면이다. 백승호의 탄탄한 기본기에 요렌테가 반칙으로 거칠 게 끊기도 했다.
짧은 시간 1군 무대를 누빈 백승호. 그 대상이 '라리가 삼대장'이라는 강팀이라는 점이 고무적이다. 선수는 출전해야 성장한다고 한다. 백승호는 라리가 강호를 상대로 연달아 출전하며 실전 감각을 키웠다. 꿈을 이뤘고, 동기 부여도 생겼을 것이다. 이들과 격돌한 경험이 성장의 자신감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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