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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드루킹' 신빙성 부인 전략 실패…김경수, 항소심 무죄 입증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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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드루킹 진술 과장·허위 주장 배척"…신빙성 높아

특검 물증 등 증거 능력 깨뜨릴 반전 카드 확보 관건

'적폐 조직적 저항' '보복 판결' 등 여권 거센 반발

"정쟁 수단 삼는 대신 법리로 다퉈야"

이데일리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30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뒤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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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특검의 물증 없는 주장과 ‘드루킹’ 일당의 거짓 자백에 의존한 유죄 판결….

‘댓글 조작’ 범행에 공모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고 30일 법정 구속된 김경수(52) 경남지사는 입장문을 통해 “이해도 납득도 하기 어렵다”며 1심 선고를 이렇게 비판했다. 변호인을 통해 31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한 김 지사는 이날 서울구치소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박주민·백혜련·이재정 의원 등을 만나 ‘잘못된 판결을 바로 잡고 도정(道政)에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성창호)가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제기한 김 지사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드루킹’ 김동원(50)씨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일당의 진술 중 상당 부분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김 지사 측은 “드루킹 일당의 진술이 여러 차례 바뀐 데다, 말을 맞췄다고 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드루킹 일당이 개발한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알고 있었고 △드루킹이 보내온 정보보고를 확인했으며 △드루킹에게 인터넷상의 기사 주소(URL)를 전송했다는 주요 쟁점을 모두 받아들였다. 드루킹 일당의 진술이 과장되거나 일부 허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특검이 제시한 여러 정황 증거의 신빙성을 더 높게 본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지사 측은 항소심에서 특검이 제시한 물증과 드루킹 일당의 진술을 배척하는 수준이 아니라 자신의 혐의가 무죄임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를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1심 재판부가 (유죄로) 인정한 증거들은 2심 재판부에서도 자연스럽게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 증거의 증거 능력을 깨뜨릴 새로운 증거를 찾을 수 있을 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 측 오영중 변호사는 전날 취재진에게 “아직도 김 지사가 무죄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우리의 판단이 재판부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게 아닌지 많이 괴롭다”고 말했다. 김 지사 측이 무죄를 강력히 주장하는 만큼, 혐의를 인정하는 대신 집행유예를 받는 전략을 구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이번 판결을 두고 사법부 적폐 세력의 ‘보복 판결’로 규정하고 있어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재판장인 성창호 부장판사가 과거 양승태 전 대법원장 비서실에서 근무한 이력 등을 근거로 ‘적폐 사단의 조직적 저항’, ‘보신과 보복의 수단’ 등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재판부의 전원사퇴를 요구하는 게시물에 이틀 만에 17만명 넘게 동의했다. 특히 민주당은 ‘사법농단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인적 청산과 법관 탄핵 등으로 정면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데일리

(자료=청와대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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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를 두고 사법부를 양분화 하고 불신을 조장하는 등 적절치 못한 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1심 판결을 두고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 과도하게 날을 세우면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 때와 달리 이번 판결에 이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은 옳지 않고 재판을 흔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이날 논평을 내고 “법치주의 국가에서 헌법상 독립된 재판권을 가진 법관의 과거 근무경력을 이유로 비난하는 것은 자칫 사법부와 법관이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돼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고 결국 국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판결에 대한 불복은 소송법에 따라 항소심에서 치열한 논리와 증거로 다퉈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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