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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연재] 조선일보 '민학수의 All That Golf'

[민학수의 All That Golf]유소연의 골프 스토리(2)글로벌 투어 LPGA에서 '꾸준함의 대명사'로 우뚝 서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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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진출 이후 슬럼프 없이 안정된 기량…"새로움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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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은 2017년 ‘골프 여제’ 안나카 소렌스탐으로부터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 트로피를 받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유소연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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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뿐 아니라 대부분의 운동 선수들은 한 번쯤 슬럼프에 겪는다. 깊은 수렁에 빠진 것처럼 선수 생명이 그대로 끝나는 경우도 숱하다. 롱런 여부는 쉼없이 찾아오는 크고 작은 위기들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좌우된다.

그런 점에서 유소연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뛰는 동양 선수 중 단연 돋보인다. 딱히 슬럼프라고 할 만한 시기를 겪지 않고 꾸준한 모습을 보여 왔다. 2012년부터 L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유소연은 지난 7시즌 동안 168차례의 경기에서 컷 통과에 실패한 건 고작 6경기에 불과하다.

유소연은 그 비결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아무래도 주변에서 많이 배우면서 꾸준히 성장해서가 아닐까요. 동료들과 친하다 보니 슬럼프를 겪는 선수들이 제게 속마음을 털어놓을 때가 많거든요. 고민을 들어주는 과정에서 저도 배우고, 깨우치는 게 있어요. 자연스럽게 어떤 상황에서 위기가 오고, 또 어떻게 하면 미리 방지할 수 있는지 알게 되는 거죠."

동양 선수에게 미국 무대가 낯설게 느껴지는 원인 중 하나는 언어와 문화다. ‘영어 공포증’에 시달려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다. 유소연은 LPGA 멤버가 되기 전인 2011년 US여자오픈 우승 때부터 영어 인터뷰에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또박또박 전달했다.

유소연은 교포 선수들이 간혹 한국 대회에 출전하면 통역사 역할을 할 정도로 영어 실력이 뛰어나다. 어린 시절 영어 유치원에 다닌 덕도 있지만 미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틈틈이 영어를 익힌 결과다.

"영어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많이 배웠어요. 처음에는 잘 알아듣지는 못해도 자막을 보면서 ‘아, 이런 문장은 이런 상황에서 쓰는구나’라며 문장을 통째로 외웠죠. 응용력이 생기고, 같은 영화도 자꾸 보니까 더 잘 들리더라고요. 분명한 건 LPGA 투어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영어가 꼭 필요하다는 거예요. 그래야 서양 선수들하고도 금방 친해질 수 있거든요. 겁먹지 말고 미리부터 조금씩 준비하고 도전하는 게 중요하죠."



유소연은 끊임 없이 변화를 시도하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동료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자신이 본래 가지고 있던 기량과 융합한다. 2016년에는 리우올림픽 대표팀 선발을 앞두고 과감하게 스윙 교정에 들어갔다. 주변에선 "왜 리스크를 감수하려고 하느냐"며 말렸다.

그러나 유소연은 "이 스윙으로는 꾸준한 성적을 낼 수 있을 지는 모르지만 내 꿈인 세계 1위는 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 그해 단 1승도 건지지 못하고 올림픽 출전 꿈도 좌절됐던 유소연은 이듬해 메이저 대회를 포함해 2승을 거뒀고, 세계 1위에 올랐다. 변화와 도전이 유소연을 정글에서 살아 남게 한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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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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