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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팝인터뷰②]김은희 작가 "유교 세계관 속 좀비? 불합리 보여주고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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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김은희 작가 / 사진=민선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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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안태현 기자]([팝인터뷰①]에 이어) ‘킹덤’은 그 출발부터가 너무나 도전적이었다.

조선이라는 가장 한국적인 시대와 좀비라는 서양의 소재가 만났다. 왕정 국가에서 왕이 좀비가 되고, 총을 마구 쏠수도 없는 조선 시대에서 칼을 휘두르며 좀비를 베어내는 액션, 그리고 툇마루를 기어가는 좀비들의 모습은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그림이었다. 하지만 김은희 작가는 달랐다. 2011년부터 좀비 소재를 기획해왔다는 김은희 작가는 넷플릭스를 만나 조선판 좀비극 ‘킹덤’을 완성시켰다.

좀비라는 소재 자체가 가지는 매니악한 측면과 잔인성을 기존의 지상파, 케이블 채널에서는 그려낼 수 없었던 것이 사실. 그렇기에 넷플릭스와의 만남은 김은희 작가에게 완전히 창작의 날개를 단 꼴이었다. 이에 지난 28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을 만난 김은희 작가는 넷플릭스와 협업을 하면서 어떻게 표현적 측면이 확장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단순히 잔인한 표현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좀비라는 크리처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익숙한 사람도 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장르를 비틀려면 먼저 익숙한 걸 보여드려야한다고 생각했다. 또 그러려면 목이 잘리거나 피가 나올 수밖에 없는데 요즘 방송에서는 칼만 나와도 블러 처리가 된다. 그러면 개연성이 떨어질 거라 생각했다. 좀비물을 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러운 접근 방식 표현 방법을 선택해야했다. 그리고 이 드라마에 맞는 플랫폼이 결국 넷플릭스였다.”

그렇게 김은희 작가는 좀비라는 이야기를 그려내면서 너무도 생소한 시기를 끌어온다. 바로 조선시대다. 좀비의 특성상 머리를 베어내고, 시체를 불태워야 하지만 조선은 유교의 국가, 신체발부 수지부모의 나라였다. 좀비 영화의 클리셰들이 조선이라는 생소한 시대상과 만나버리니 자연스럽게 개연성을 가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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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작가 / 사진=민선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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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김은희 작가는 좀비를 조선 시대로 가져와 유교적인 부분을 녹여낼 생각을 했을까. 이에 대해 김 작가는 “좀비가 되면 모든 계급이 사라진다”라며 “조선시대의 계급적인 차이라든지 유교적인 가르침이라든지 무지에서 오는 불합리를 보여주고 싶었다. 조선시대에서 그것도 유교적인 세계 가치관에서 좀비가 있으면 ‘양반들은 뭐라고 할까’ 이렇게 생각하며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은희 작가는 그간의 작품들을 통해 항상 시대정신을 이야기하고,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졌던 것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멜로드라마가 범람하는 시기에 계속해 메시지가 있는 장르드라마를 만들어내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에 답변하기 앞서 김은희 작가는 자신에 대해 “저는 사랑을 모르는 작가다”라고 이야기하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시그널’ 같은 경우는 장기미제 사건에 대한 안타까운 면이 있었다. 거기에 대해 제가 느끼는 면들이 표출이 되는 거 아닐까 생각한다. ‘킹덤’에서 좀비를 역병으로 표현한 것도 그런 결이다. 오로지 남은 건 식탐밖에 없는 역병이라고 했을 때, 어떤 사회의 불합리성이라든지 시대적인 아픔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것 같았다. 그래서 ‘킹덤’의 좀비들은 조선시대로 갔다.”

그렇게 탄생하게된 조선판 좀비 드라마 ‘킹덤’. 역시 가장 중요했던 건 좀비를 연기하는 배우들이었다. 김은희 작가는 추운 겨울, 촬영장에서 좀비 분장을 하고 열심히 촬영에 임한 배우들에게 감사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분들이 특수렌즈를 끼고 있으셔서 앞도 잘 안보이셨다더라. 한번 분장하시면 지울 수도 없다. 그런데도 산길에서 전력질주를 하시는 모습을 봤다. 정말 수고가 가장 많으셨던 분들이었다. 고생이 많으셨다.”

([팝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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