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 박항서 감독 "운이 많이 따랐다…앞으로도 최선 다한다"[일문일답]

박항서 감독이 29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다. 인천공항 | 김현기기자

[인천공항=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행운이 많이 따랐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아시아 8강까지 끌어올리고 금의환향한 박항서 감독은 비결을 묻는 질문에 “행운이 따랐다”며 몸을 낮췄다. 하지만 “걱정 많이 했던 대회였는데 잘 마쳤다”며 자신에게 나름대로 좋은 점수를 줬다. 박 감독은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2019년 UAE 아시안컵 일정을 마친 소감과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베트남은 아시안컵 16강에서 요르단을 승부차기 끝에 눌러 8강에 올랐다. 베트남이 이 대회 8강까지 가기는 2007년 이후 두 번째다. 당시엔 홈에서 열려 이점이 있었지만 이번엔 중동에서 선수들이 여러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달성한 성적이라 더욱 빛났다.

새벽같이 몰려든 국내 취재진과 악수를 나눈 그는 밝게 웃으며 “베트남에선 설날 때 9일은 쉰다. 나도 설날 기간은 휴가에 포함되지 않아 고향의 어머님 등 가족들과 모처럼 쉴 생각”이라고 했다. 베트남은 오는 3월 U-23 아시아선수권 예선 및 한국과 AFF-EAFF 챔피언스 트로피(A매치)를 치른다. 박 감독은 국가대표팀과 U-23 대표팀 중 하나를 맡아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이라면서도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귀국한 소감은.

스즈키컵하고 아시안컵까지 3개월 넘게 하느라 힘들었다. 지쳐 있었다. 이번엔 한국에서 가족들과 쉬었다가 갈 생각이다.

-아시안컵 성적이 좋아 홀가분한 게 있나.

2018년 스즈키컵 잘 마치고, 2019년 새해 들어 걱정 많이 했는데 아시안컵도 생각했던 조별리그를 통과하고 8강까지 갔다. 베트남 내에서 반응이 좋다. 올해도 시작은 좋다. 3월에 U-23 아시아선수권 예선이 있어 좀 쉬고 준비해야할 것 같다.

-베트남에 간 뒤 4개 대회 성적이 다 좋은데.

우승한 것은 스즈키컵밖에 없다. 나머지는 준우승, 4강 그렇다. 지난해는 중국 U-23 아시아선수권은 얼떨결에 했다. 베트남 내에선 스즈키컵에 관심이 많았고, 나도 신경 썼던 경기다. 다행히 우승했다. 끝나자마자 바로 아시안컵을 했다. 준비 기간도 짧고, 처음엔 베트남 내에서도 썩 기대를 하지 않는 눈치였다. 막상 2패 당하니까 베트남에서 비판 여론이 많다가 이기니까 조용해졌다. 언론은 다 그런 것 같다(웃음).

-대회마다 성적이 좋다보니 새로운 목표를 잡았을 것 같은데.

소속사(에이전시) 대표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U-23과 국가대표팀을 다 하다보니까 일이 너무 가중되고 한 대회 끝나면 바로 다음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 베트남 내에서도 문제제기가 되고 있다.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와서 논의 중이다. 나도 결정이 나오고, 선택할 부분이 있다면 나아질 것이다. (성인대표팀만 하겠다는 것인가)잘 모르겠다. 논의되고 있다. 소속사 대표와 베트남축구협회 부회장이 대화하고 있다.

-도쿄 올림픽은 가야 하는 것 아닌가.

그 전에 내 계약이 끝나니까요(웃음). 일단 오는 3월 예선을 통과한 뒤 내년 1월 대회(U-23 아시아선수권 본선 및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 4강 안에 들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카타르 월드컵 예선이 있고, 동남아시안게임(SEA 게임)이 있다. 스즈키컵처럼 관심이 많은 대회다. 올해도 두 대표팀을 같이 하면 과부하가 걸릴 것 같다.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승승장구하는 이유가 있다면.

행운이 많이 따랐다. 스즈키컵 끝나고 아시안컵에 갔을 땐 선수들도 스즈키컵에 공을 많이 들였고, 올인하다보니 동기부여가 많이 떨어져 있었다. 선수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져도 스즈키컵 때보다는 떨어진다는 느낌이 왔다. 그러다가 이라크전 역전패 당하고, 이란전 지고 분위기 가라앉았다가 예멘 이긴 뒤 극적으로 16강에 가다보니까 약간 분위기가 살아났다. 아시안컵은 사실 운도 많이 따랐다. 준비 기간도 부족했다.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피곤했다. 내 메시지에 선수들 반응도 느렸는데 목표 달성을 해서 다행이다.

-한국-카타르 8강전도 현장에서 직접 봤는데.

그날 나와 이영진 코치하고 봤다. 비행기가 (한국-카타르전 열린)아부다비에서 타고 가야해서 보게 됐다. 선수들이 열심히 잘 했다. 상대 중거리슛 한 번에 졌다. 축구란 게 그렇게 어렵다. 주도권을 우리가 잡았는데 골을 넣지 못해 안타까웠다. 벤치에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당장 계획은 어떻게 되나.

2월 중순 하노이 도착하면 그 다음 날 바로 캄보디아에 간다. 동남아시아 U-22 대회가 있다. 내가 그 팀 감독은 아니다. 선수들 관찰을 위해 베트남 가자마자 캄보디아에 간다.

-국내 체류 일정은 어떤가.

쉽니다. (광고 촬영은 안 하나)한국에서 하겠습니까. 베트남에 가서 하겠죠(웃음). 설날이니까 나이 드신 어머님도 계시고 가족들과 쉬다가 갈 생각이다. 베트남은 설날이 9일간 휴가다. 내가 휴가를 1년에 30일 쓸 수 있는데 설날 기간은 휴가에 포함되지 않는다.

-일본이 이란을 3-0으로 이겼다.

2-0까지 공항 라운지에서 봤다. 상대성이 있다. 일본 별로 못 하는 것 같더니, 이란하고 잘 하더라. (아쉽지 않나. 0-1로 졌는데)망신당하지 않은 게 다행이다. 0-1로 진 게 다행이다. 일본이란 팀은 개인 능력이 있는 팀이다. 경기를 하면 할수록 조직력이 나아진다는 것을 이란전 보면서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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