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왼쪽)이 귀국 직후 팬의 사진 촬영 요구에 응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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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기죽지 말고 힘내요.”
한국축구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 8강에서 무너진 뒤 아쉬움 속에 귀국한 28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게이트가 열리고 선수들 중 국내파 12명과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가 모습을 드러내자 기다리던 수백 명의 팬들 사이에서 환호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팬들은 선수들의 등장에 뜨겁게 반응했다. “김민재 선수 잘 생겼어요!” “황의조 선수 여기 한 번만 봐주세요!” 살짝 긴장한 듯하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도 팬들의 반응을 확인하곤 이내 미소를 되찾고 손을 들어 답례했다.
굳은 표정으로 입국장에 들어선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팬들의 환영을 받고 미소를 되찾았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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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은 아시안컵에서 쓰라린 실패를 맛봤다. 지난 1960년 이후 59년 만의 정상 탈환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조별리그와 결선 토너먼트를 거치며 속시원한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급기야 8강에서 한 수 아래로 여긴 카타르에 0-1로 패해 조기 탈락했다. 한국이 아시안컵 본선에서 4강에 들지 못한 건 지난 2004년 이란과 8강전에서 3-4로 진 이후 15년 만이다.
악재가 겹쳤다. 기성용(30ㆍ뉴캐슬), 이재성(27ㆍ홀슈타인 킬) 등 주축 선수들이 대회 초반 줄줄이 다쳤다. 중국과 조별리그 3차전(2-0승)을 앞두고 뒤늦게 합류한 에이스 손흥민(27ㆍ토트넘)의 컨디션은 끝내 살아나지 않았다. 의무팀 네 명 중 두 명이 대회 도중에 그만두고 팀을 떠나는 황당한 해프닝도 있었다.
인천공항 입국장을 찾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의조.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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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50ㆍ포르투갈) 축구대표팀 감독은 대회 내내 고정적인 포메이션(4-2-3-1)과 엇비슷한 선수 구성을 고집해 ‘전술적인 준비가 미흡했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카타르전 직후 벤투 감독이 “효율적이지 못했던 건 인정하지만, 경기 흐름을 지배하며 많은 찬스를 만들어내는 방식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 앞으로도 같은 스타일을 고수할 것”이라 언급한 것도 논란을 부채질했다.
벤투 감독은 입국장에서 열린 귀국 인터뷰에서 “어느 나라에서든 대표팀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감독이 비난 받을 수 밖에 없다"면서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최선을 다해 팀을 이끌겠다. 흔들리지 않고 좋은 팀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수비수 김민재(23ㆍ전북)는 “이번 기회에 반드시 우승해야한다는 압박감이 오히려 결과를 그르친 것 같다”면서 “누구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실망스런 성적에도 불구하고 따뜻하게 맞아준 팬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대표팀을 격려하기 위해 의정부에서 왔다는 손재섭(34) 씨는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한 건 아쉽지만, 벤투호는 아직 완성 단계로 보기 어렵다”면서 “시행착오를 통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기회와 시간을 줘야한다”고 말했다. 인천=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아시안컵에서 8강에 탈락한 것과 관련해 담담히 소감을 밝히는 벤투 감독.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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