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에 웃고 울었다' 박항서호, 일본에 0-1 패…4강 좌절

아시안컵 8강서 0-1 석패

4회 우승국 상대로 '졌잘싸'

전반 24분 VAR로 실점위기 넘겨

후반 12분 VAR로 페널티킥 실점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4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알 막툼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아시안컵 8강 일본과의 경기를 앞두고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박항서호가 위대한 도전을 멈췄다. 일본에 패하면서 아시안컵 4강진출이 좌절됐다.

비디오판독시스템(VAR)에 웃고 울었다. 전반에는 VAR이 박항서호를 살렸다. 하지만 후반에는 VAR이 박항서호를 패배로 몰아넣었다.

박항서(60)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축구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19 아시안컵 8강에서 0-1로 졌다. 후반 12분 도안 리츠에게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내줬다. 일본은 이란-중국의 8강전 승자와 4강전을 치른다.

일본 축구대표팀 도안 리츠가 4일 오후 (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베트남과 일본의 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기록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번대회 8강부터 VAR이 적용됐는데, 2차례 VAR로 희비가 엇갈렸다.

베트남은 후반 12분 VAR로 실점을 허용했다. 베트남 위험지역을 드리블 돌파하던 일본의 도안 리츠(흐로닝언)가 베트남 수비수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심판진의 VAR 판독 과정을 거쳐 페널티킥을 인정했다. 키커로 나선 도안은 베트남 골키퍼 당반람의 방어를 피해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24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알 막툼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아시안컵 베트남과 일본의 8강전에서 일본 골이 핸드볼 반칙으로 판명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베트남은 전반 24분 선제실점할뻔지만 VAR로 위기를 넘겼다. 일본 시바사키 가쿠(헤타페)가 오른쪽에서 코너킥을 올렸다. 문전에서 요시다 마야(사우샘프턴)가 헤딩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박항서 감독은 VAR을 요청했다. 화면을 돌려본 결과 공이 요시다의 머리에 이어 손에 맞고 들어갔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 끝에 노골을 선언했다.

일본은 아시안컵 최다 우승국(4회)이다. 일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50위로 베트남(100위)보다 50계단이나 높다. 베트남은 16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요르단을 꺾고 올라왔고, 일본은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8강에 진출했다.

24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알 막툼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아시안컵 베트남과 일본의 8강전에서 응우옌 꽁 푸엉이 슛이 수비수를 맞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1만5000명을 수용하는 알막툼 스타디움에 베트남팬 약 4000명이 응원전을 펼쳤다. 금성홍기를 흔들고 "베트남 꼬렌(파이팅)"을 외쳤다. 일본팬 1000여명이 "닛뽄"을 외치며 맞섰다.

박항서 베트남 감독은 이날 5-4-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응우옌 꽝하이를 비롯해 요르단과 16강전 멤버를 그대로 내보냈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은 공격적인 4-4-2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일본은 베스트11 중 2명을 제외하고 9명이 유럽파였다. 스페인 헤타페 미드필더 시바사키 가쿠, 잉글랜드 사우샘프턴 중앙수비 요시다 마야 등이 포진했다.

베트남은 일본을 상대로 내려서지 않고 대등하게 싸웠다. 특히 0-0으로 맞선 전반에 결정적인 찬스를 살리지 못한게 두고두고 아쉬웠다.

전반 37분 판바둑의 슛이 상대 골키퍼에 막혔다. 전반 38분에는 일본 골키퍼 곤다 슈이치가 자기진영에서 패스실수를 했다. 일본 수비수에게 볼을 따낸 베트남 응우옌 꽝하이가 슛으로 연결했는데 아쉽게 골키퍼에 막혔다.

베트남은 끝내 동점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일본은 이번대회 조별리그 오만전에서 유리한 심판 판정 속에 1-0 승리를 거뒀다. 8강전에서도 VAR 혜택을 보면서 쑥쓰럽게 4강에 진출했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24일 오후 (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베트남과 일본의 경기에서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뉴스1]

박항서호는 비록 8강에서 도전을 멈췄지만, 박수받기 충분했다. 우승후보 일본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한편 베트남-일본전은 네이버 실시간중계 동시 접속자수가 45만명을 돌파했다. 많은 국내 축구팬들도 '제2의 우리팀' 베트남을 응원했다.

두바이=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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