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 "일본과 8강전은 베트남에 위기이자 기회"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일본과의 8강전을 앞둔 23일 오후(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우승후보 일본과 맞붙는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24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시드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4강 진출 티켓을 놓고 다툰다. 베트남은 조별리그 D조에서 1승2패 승점 3점을 기록, 조 3위에 그쳤지만 페어플레이 점수 덕분에 16강행에 간신히 합류했다. 하지만 16강전에서 B조 1위 요르단을 승부차기 끝에 이기는 기염을 토하면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박항서 감독은 일본전을 앞두고 23일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조별리그 우즈베키스탄전과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 나섰던 선수가 많이 바뀌었다. 팀이 안정됐다는 증거다. 일본 선수들 대부분이 유럽의 명문 팀에서 뛰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일본은 경험과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됐다”며 “일본은 모든 전력에서 우위다. 베트남으로서는 위기이자 기회다. 일본이라는 큰 벽을 넘기 위해서는 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거 한국 국가대표 시절 한·일 정기전에서 일본과 대결했던 기억을 떠올린 박항서 감독은 “내 조국은 대한민국이지만 지금은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내가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이라는 점이다.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서 역할을 착실히 하는 게 나의 책임과 의무다”고 강조했다.

이어 “ 지난해 기적 같은 한 해를 보냈다고 생각된다. 그런 결과가 나 혼자 이뤄낸 것은 아니다. 선수들이 목표를 향해 함께 힘을 쏟았다”며 “한국에 있을 때는 맡을 팀이 없었는데, 베트남에 와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 기회를 준 베트남에 항상 감사하다. 베트남 축구에 나의 지식을 계속 전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항서 감독은 지난해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일본을 이긴 적이 있다. 하지만 그는 당시와 지금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박항서 감독은 “스즈키컵을 끝내고 아시안컵에 왔을 때는 조별리그 통과가 목표였다. 우리가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오른 만큼 1차 목표는 달성했다”며 “팀 전력은 단기간에 발전할 수 없다. 일본 같은 강팀과 맞붙는 것은 베트남 선수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몸을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