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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인터뷰]류승룡 “‘극한직업’, 평생 잊지 못할 선물같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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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류승룡이 제대로 웃기는 코미디영화 `극한직업`으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제공|CJ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통상 신나게 한바탕 웃고 나면 금세 잊혀지기 마련인데 유난히도 그 잔상이 오래도록 남는다. 애틋하고도 묘한 여운이 남는 코미디,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으로 돌아온 류승룡. 그의 답을 통해 그 이유를 찾았다. 바로 ‘진정성’의 힘이다.

“예상 관객수요? 글쎄요. (흥행은) 제 마음대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결과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지만 적어도 과정은 마음먹기에 달렸으니, 모두가 ‘후회 없이 행복하게 찍자’는 마음으로 함께 했어요. 그 마음만 전해진다면 (관객들이) 많이 웃으시지 않을까요?(웃음)”

류승룡은 ‘흥행 부담’에 대한 질문에 이 같이 답하며 푸근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전작 ‘염력’이나 ‘7년의 밤’ 역시 (흥행 성적과는 상관 없이) 내겐 소중하고 의미 깊은 기억이다. 이번 ’극한직업’은 더욱 더 그렇다. 그래서 어떤 결과에도 후회는 없다”고 했다.

“‘염력’이 주로 혼자 하는 원맨쇼에 가까웠다면 ’극한직업’은 누구 하나 함께 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을 정도로 모두의 호흡으로 완성된 협동 코미디였어요. 배우들의 케미는 물론 감독의 재치와 작가님의 말맛, 음악 등 각종 장치들과 현장의 에너지 등 모든 게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야 했죠.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정말이지 최고의 팀워크가 나온 것 같아요. 절대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될 거라고 확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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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은 `극한직업` 배우들, 스태프와의 호흡에 특히 만족스러워 했다. 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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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은 매일 끼니도 거른 채 달리고 구르지만 실적은 매번 바닥을 기는 마약반의 이야기를 그린다. 팀이 해체 위기에 놓이게 되자 고반장(류승룡 분)은 후배가 던져준 ’큰 건’을 덥석 물어 잠복수사에 돌입한다. 국제 범죄조직의 국내 마약 밀반입 정확을 포착한 이들은 감시를 위해 그들의 아지트 앞 치킨집을 인수하게 되지만 뜻밖에 맛집으로 대박이 나면서 수사는 뒷전으로 밀리고 만다. 꼬일 대로 꼬여버린 수사, 이들의 인생 역전은 가능할까.

“시나리오 자체도 굉장히 즐겁고 유쾌했지만 완성본은 그보다 더 탁월하게 완성됐더라”라며 “이병헌 감독 특유의 개성과 말맛, 엇박자의 타이밍, 음악 등 양념, 배우들의 호흡 등 웃음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이 굉장히 촘촘하게 어우러져 좋았다. 무엇보다 우리가 현장에서 느낀 행복감이, 즐거움이 그 안에 담겨 있어 기뻤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찍는 내내, 그리고 개봉을 앞둔 지금까지도 (생각만 해도) 즐겁고 행복한 현장이었어요. 이하늬를 비롯해 진선규, 이동휘, 공명 등 다른 현장에서 들었던 평판 그대로 너무나 훌륭한 친구들이었죠. 일단 인성이 너무 좋았고, 감각도 탁월한데다 서로에 대한 배려심이 그 어느 때보다 돋보여서 그 진심을 주고받는 기분이 따뜻하고 좋았어요. 실제로 현장이 편하고 즐거워야 그 호흡이 자연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모두가 마음을 열고 서로를 대하기도 했고요. 개인적으로 기대 이상의 너무 큰 기쁨을, 힐링을 얻는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올해 쉰”이라고 운을 뗀 그는 “요즘은 나이에 0.7을 곱하라고 하더라. 그렇게 보면 아직 살아갈 날들이, 연기해야 할 날들이, 나를 다듬고 잘 늙어가야 할 날들이 너무나 많이 남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지금이 제 혼란기일지도 몰라요. 여전히 갈 길은 먼데 현장에서는 이미 연장자이고, 아는 게 없는데도 어른의 역할을 해야 할 위치가 됐으니까요. ‘어른의 책무’라는 책에서 ‘말을 적게 하고, 잘난 척 하지 말고, 항상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라’라고 돼 있길래 이젠 그렇게 하려고 노력해요. 되도록 다툼을 만들지 않고 싸웠으면 급히 사과하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죠. 진심으로 대하려고 노력하고요.”

‘극한직업’ 현장은 유난히 그런 그의 마음이 오롯이 전해지는 공간이었단다. 그래서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고, 작품에 대한 애정도 크단다.

“즐거운 과정이었는데 결과까지 좋으면 바랄 게 없이 최고지만, 즐거운 현장인데 결과가 안 좋을 때도 있어요. 반대로 힘들었지만 결과가 좋을 때도 있고요. 최악은 과정도 힘겹고 결과도 나쁠 때죠. 그래서 우리 배우들이 할 수 있는 건 현장에서 행복하게 하는 그 절반인 것 같아요. 나머지는 관객에게 달려있으니까. 촬영하면서 행복하자는 이런 마음가짐이 참 강했는데 배우들이 모두 그것을 함께 공유하고 진심으로 나눴던 게 큰 시너지를 낸 것 같아요. 이미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예요.(웃음)”

류승룡은 끝으로 “‘시즌2’ 권유가 온다면 하겠느냐”는 질문에 “배우들과 이미 그런 이야기도 나눴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아무리 영화가 잘 나와도 현장이 괴롭고 사람들 간 호흡이 나쁘면 왠만해선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개봉 전부터 우리끼리 그런 이야기를 재미로 주고 받고 상상했을 정도로 분위기가 참 좋았다. 당연히 좋다”고 덧붙였다.

부진에 빠져 있는 한국 영화의 구원투수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극한직업’은 23일 개봉한다. 최근 부진했던 류승룡의 멋진 부활이 기대된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1분.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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